[edaily 전설리기자] 통신업계가 게임 시장을 넘보고 있다.
유비쿼터스 시대를 앞두고 기존의 망을 보유하고 있는 통신업체들에게 게임은 모바일과의 연동을 통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유망 컨텐츠 사업이기 때문.
10일 업계에 따르면
KT(030200)와
SK텔레콤(017670)이 인터넷 포털에 이어 게임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보고 게임업체 인수 및 제휴를 활발히 모색하고 있다.
◇KTH·SK커뮤니케이션즈, 물밑협상 `활발`
KT와 SKT는 자회사
KTH(036030)와 SK커뮤니케이션즈를 통해 게임업체 인수를 위한 활발한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다.
지난 8일 불거졌던 게임업체 액토즈소프트와 넥슨 인수합병(M&A)설은 SK커뮤니케이션즈가 벌이고 있는 다각적인 접촉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
SK커뮤니케이션즈는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특정업체와 관련된 내용은 공식적으로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SK커뮤니케이션즈의 한 관계자는 "현재 게임업체 인수에 관심을 가지고 여러 게임업체와 만나고 있다"며 "연말까지 몇 개 게임업체를 인수할 예정"이라고 밝혀 게임 사업 진출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KTH도 엠게임 등 게임포털 인수를 검토중이며 국내에서 온라인 게임 사업을 구상중인 미국 게임업체 EA와 사업 제휴를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왜 `게임` 인가
통신사들이 이처럼 게임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은 우선 게임 사업이 인터넷 사업 가운데서도 가장 수익성이 높고 해외 진출이 용이한 사업으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들의 게임업 진출이 개별 게임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가 아닌 게임 업체 경영권을 인수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게임 사업을 그룹 차원에서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하고 있다.
유비쿼터스 시대의 도래를 앞두고 이통사들이 유무선인터넷, 위성DMB 등 종합통신업체로서 거듭나는 과정에서 유무선 플랫폼의 `킬러 컨텐츠`로 게임에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들어 게임포털 땅콩을 오픈한 SK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 9일 SK텔레콤과 공동으로 유무선 연동 게임 `포트리스VS건바운드`의 첫 선을 보였다.
땅콩은 하반기 중 SK텔레콤과 공동으로 현재 서비스되는 게임의 유무선 연동 시리즈를 추가로 선보이고 유무선 연동 서비스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유무선 연동게임이나 게임폰 등 연계사업은 아직 수익성 연결이 어렵지만 향후 유망하다는 점에서 게임업체들이 진출을 노리고 있는 사업 분야다.
땅콩의 유재석 팀장은 "유무선 연동 사업 등은 당장 수익을 창출한다기 보다는 전망을 보고 벌이는 사업"이라며 "향후 유망하다고 보고 시장 선점을 위해 시스템과 환경을 조성해 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재편` 시작되나
통신사 뿐 아니라 대기업들까지 게임사업에 속속 진출하면서 향후 게임시장이
엔씨소프트(036570)와
NHN(035420) 등 대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게임업체와 SK, KT,
CJ(001040),
삼성전자(005930) 등 대기업 혹은 그 계열사들로 양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CJ는 지난 4월말
CJ인터넷(037150)(옛 플레너스)를 800억원에 전격 인수했으며 야후코리아 등을 통해 소규모로 게임산업에 투자해 온
삼성전자(005930)도 조만간 투자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게임업체 사장은 "대기업의 게임산업 투자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수익성 검증을 끝낸 대기업의 참여가 봇물을 이루면서 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통신사들의 게임사업 진출이 성공할 지의 여부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는 유보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교보증권 김창권 애널리스트는 "SK커뮤니케이션즈와 KTH가 운영하는 인터넷 포털 네이트닷컴과 파란이 사이트를 완성한다는 측면에서 게임업체 인수 등을 노리고 있지만 대기업의 인터넷 포털 진출 성공 사례가 없듯이 성공 여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무선 연동 등 장점이 있지만 게임 사업도 인터넷 사업과 마찬가지로 사업 결정이 빨라야 하고 사용자 의견 반영이 즉각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이런 점에서 대기업인 KT와 SKT가 기존 사업 관행을 극복하고 성공할 지 의문이라는 설명이다.
◇`바람직한 시장성장 저해` 비판도
일각에서는 통신사가 컨텐츠 시장까지 장악함으로써 바람직한 시장 성장을 저해한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망을 통한 시너지 등을 고려해 게임 사업에 진출하고 있지만 아직은 모바일 게임 시장 파이를 키우기 보다는 유선 게임포털 시장의 파이를 빼앗아 가겠다는 측면이 강하다"고 비난했다.
통신사들이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장을 저해한다는 비판도 있다.
엠닥스 유성원 사장은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위해 필수적인 이동통신망 접근이 통신 3사에 제한돼 있어 모바일 컨텐츠업체들은 통신 3사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개발사들이 게임 경쟁력 확보보다는 이통사 마케팅에 더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게임업체 사장도 "모바일 게임 사업에 대해 `소규모 인원으로도 개발 가능한 고수익 사업`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 업계에서 제대로 수익을 내고 성장하고 있는 업체가 없는 게 실상"이라며 "개발사들이 통신사 눈치를 보느라 사업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