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회전식정기예금 자취 감출 듯

  • 등록 2004-02-27 오후 12:26:50

    수정 2004-02-27 오후 12:26:50

[edaily 오상용기자] 3개월, 6개월단위로 금리가 조정되고, 중도해지 수수료가 없는 은행권의 회전식정기예금 상품이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감독당국의 원화유동성비율 제도개선에 맞춰 신규판매하는 회전식정기예금에 중도해지수수료를 부과, 사실상 `순수 변동금리형 정기예금`으로 대폭 교체할 방침이다. ◇회전식예금·신탁계정차 유동성부채로 간주 27일 금감원이 내놓은 원화유동성비율 제도개선에 따르면 회전식정기예금의 40%가 내년 3월말부터 유동성부채로 잡히게 된다. 또 다음달부터는 신탁계정에서 남은 자금 가운데 고유계정자금으로 넘겨져 운용되는 `신탁계정차`가 유동성부채로 간주돼 비율 산정에 포함된다. 작년말 일반은행 기준으로 신탁계정차는 9조4000억원에 달하며 이에 따른 일반은행의 원화유동성비율 하락폭은 4.5%포인트로 추산됐다. 이와함께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이 은행권의 유동성자산으로 잡히고, 원화와 연동한 모든 파생상품거래가 원화유동성 비율 산출 대상에 포함된다. ◇회전식정기예금 사라질 듯 지난해 9월말 기준 은행권의 회전식정기예금 규모는 51조2000억원으로 은행별로 각행 정기예금의 30%에서 많게는 70%에 육박하는 비중을 차지한다. 은행들이 현 수준의 유동성비율을 유지하기 위해선 내년 3월말까지 회전식예금규모를 20조원가량 줄이거나, 금융채를 발행해 자산을 늘려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은행권은 궁극적으로 회전식정기예금의 판매중단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한 간부는 "대부분의 은행들이 유동성비율을 맞추기 위해 새로 판매하는 회전식정기예금에 중도해지 수수료를 적용해, 순수한 의미의 변동금리형 정기예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에 민감하고 단기운용을 선호하는 고객입장에선 입맛에 맞는 상품 하나가 없어지는 셈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은행권 `혹만 늘었다‥불만` 감독당국과 원화유동성비율 제도개선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항목의 개선안을 요구했던 은행들은 `정작 필요한 요구사항은 수용되지 않고 혹만 늘었다`며 불만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할인어음의 건별만기를 인정해 유동성자산으로 포함시켜달라는 요구와 사실상 105%로 규정보다 높게 적용되는 감독당국의 원화유동성비율 권고기준을 외화유동성비율 수준(85%)으로 낮춰달라는 요구, 신용카드계정의 현금서비스를 유동자산에 포함시켜달라는 요구 등은 받아들여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이 관계자는 "은행들이 다음달부터 적용되는 원화유동성비율제도 개정안을 충족하기 위해 올들어 금융채를 예년보다 늘려 발행하고 있다"면서 "향후 고정비용으로 잡혀 은행 수익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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