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철 사장 "하이닉스 올해 최대 매출..시황 좋다"

권 사장 취임 후 첫 간담회
"투자 크게 늘릴 시기 아냐"
  • 등록 2010-03-29 오후 3:00:00

    수정 2010-03-29 오후 3:06:44

[이데일리 이승형 기자] "올해 목표는 하이닉스(000660) 출범 이래 가장 많은 매출을 달성하는 겁니다. 적어도 4조원 이상의 EBITDA(이자·감가상각·법인세 차감 前 이익)를 내는 것입니다."

하이닉스반도체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한 권오철 신임 사장(사진)은 29일 "반도체 시장이 고객 수요의 60% 정도만 소화할 정도로 호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권 사장은 이날 경기도 이천공장에서 취임식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 EBITDA 중 3분의 1 정도는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할 것"이라며 "연결기준으로 현재 차입금이 7조원인데 연말까지 1조원 정도를 줄여 6조원까지 낮출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간담회에 앞서 열린 취임식에서 권 사장은 "반도체 사업 환경이 전환기적인 변화를 맞고 있는 시점에서 향후 3년은 하이닉스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며 ▲ 핵심사업 집중 ▲ 미래역량 확충 ▲ 내실경영 강화 ▲ 인본정신 고양 등 4대 경영방침을 제시했다.

다음은 권 사장의 일문일답.

- 하이닉스(000660)의 재무안정 계획에 대해 말해달라.

▲하이닉스의 연간 감가상각비용이 2조8000억원 수준이다. 이익을 얼마나 내느냐에 따라 EBITDA가 정해진다. EBITDA는 4조원 이상 나와야 평균적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생산시설 확충,연구개발 등 투자에 들어갈 것이다. 또 3분의 1 정도는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하고 싶다.
 
연결기준으로 차입금이 7조원이다. 차입금을 점진적으로 연평균 EBITDA수준 이하로 내리고 싶다. 올해 1조원 가량의 차입금 감축을 예정하고 있다. 현금보유는 1조5000억원 이상 된다. 좋은 시황이어서 현금창출이 더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안정적 운영을 뒷받침하도록 현금보유를 늘리겠다. 호황기에 재무여력을 비축해 지속적으로 경기 호불황에 상관없이 가도록 하겠다.

- M8 공장을 시스템 IC 사업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 시스템IC는 언젠가 충분한 사업 역량이 축적되고 여력이 생길때 고려하겠다. 지금은 핵심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할 때다. M8은 메모리 공장으로 계속 쓰기에 부족하다. 앞으로 종합적으로 M8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 마이크론사의 뉴모닉스 인수와 관련해 매수청구권 행사 여부에 대해서는.
 
▲ 뉴모닉스에 대한 마이크론의 인수 절차가 4~5월에 마무리된다. 마이크론은 D램과 낸드 시장에서 경쟁하는 업체이기 때문에 뉴모닉스와 하던 협력관계를 계속하기 힘들게 됐다. 과도 기간을 설정해서 점진적으로 직접 협력하기 어려운 부분은 정리해 나갈 것이다. 마이크론 경영진과 만나 양사의 이익에 어떤 도움이 될지 논의한 후 결정할 것이다. 뉴모닉스 지분 22%가 있는데 매수청구권에 대해서는 직접할지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
 
- 경영진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소유구조에 대한 생각은.
 
▲ 최근 채권단 지분이 성공적인 블록세일로 28%에서 21.4%로 낮춰졌다. 할인률도 없이 블록세일이 이뤄졌는데 이는 재무적 투자수요가 많다는 증거다. 하반기에도 5% 정도 지분 정리할 것으로 알고 있다. 채권단이 16~17% 정도 지분은 장기간 보유할 것이다. 반도체 육성의지와 재무적 능력이 있는 주인이 나타나면 좋겠다.
 
- 올해 반도체 호황에 따라 투자 규모를 당초 계획인 2조3000억원보다 늘릴 것인지.
 
▲ 시장 여건이 좋은 것은 사실이다.  2년간 불황으로 모든 업체가 투자설비를 하지 못해 지금은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고객들이 요구하는 물량을 60% 정도만 소화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완만히 회복한다면 당분간 메모리 반도체 수급여건은 제조업체에 유리하게 전개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투자는 크게 늘릴 시기는 아니라고 본다. 시황을 모니터하며 공급부족이 지금처럼 계속되면 주주단과 협의해 검토할 것이다.
 
- 올해 매출과 이익 전망은.
 
▲ 올해 시황이 좋아 매출이나 이익 규모 면에서 상당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 이익을 많이 내고 싶다. 매출도 2001년 하이닉스가 출범한 이래 최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 삼성전자와의 기술 유출 건에 대해 현 진행 상황을 말해달라.
 
▲ 기술유출 문제는 재판이 진행중이므로 상세히 의견을 말하기 어렵다. 사법절차 통해 모든 진실이 밝혀지도록 할 것이다. 보도에 나온 유출 기술은 하이닉스가 사용하는 기술이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 기술로 해왔다.
 
- 취임사에서 앞으로 3년이 하이닉스의 운명을 결정짓는 시기라고 했는데.
 
▲  메모리 반도체 시장환경이 변하고 있다. 원가경쟁력, 생산량으로 성공이 결정되던 시기에서 점차 벗어나 수요는 다양화되고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필요성이 늘어나고 있다. 과거와 같은 게임의 룰은 적용되지 않는다. 공정기술 미세화, 생산성 증가도 중요하지만 설비,응용,솔루션 등 부가가치에 대한 증대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지금이 큰 변곡점을 지나는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 김종갑 신임 이사회 의장과의 역할 분담은.
 
▲ 하이닉스 이사회가 모범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이사회 중심의 선진화된 지배구조가 정착될 것이다. 대주주를 만나지 못한 하이닉스에 중요하다. 경영책임은 대표이사가 진다. 앞으로 김종갑 의장께서 많은 도움 주실 것이라고 본다. 대표이사가 많은 부분 책임지지만 경륜이 높으신 분이기에 대표이사가 의장에게 조언받고 필요하면 대외관계 협력도 구할 것이다.
 
- LG전자의 하이닉스 인수에 대한 생각은.
 
▲ LG전자가 최적의 인수 후보자인 것은 온 나라가 다 안다. 세계적 전자 사업을 운영한다는 점, 모범적이고 존경받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하이닉스의 훌륭한 대주주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잠재적 주인이 될수 있는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LG전자의 사업적 전략이 있는 것이고, 당연히 LG전자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
 
-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전략은.
 
▲ D램은 모바일, 컨슈머, 그래픽 등 부가가치 높은 제품 비중을 늘리겠다. 지난 2~3년간 모바일 제품에 집중해서 높은 성과를 냈는데. 프리미엄 제품군도 확대할 것이다. 낸드 플래시 분야의 경우 단품으로만은 이제 어렵다. 다른 반도체와 융합해서 하나의 솔루션으로 가져가겠다. 응용제품군에 상당한 역량 집중할 것이다. 컨트롤러를 직접 생산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기술개발은 내부적으로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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