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수능 EBS 연계 50%로 축소…벌써부터 사교육 우려

2022학년도 수능 EBS 연계율 70%→50% 낮춰
교육여론조사 사교육 경감 효과 1순위로 거론
교육계 "연계율 축소, 사교육 의존도 높일 것"
  • 등록 2021-03-22 오전 11:00:10

    수정 2021-03-23 오전 8:18:21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오는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EBS 연계율이 축소되면서 사교육비 부담이 증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해 연계율 축소는 필요하지만 사교육 억제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수능 연계정책, 무슨 부작용 있길래

19일 교육계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고3 학생들이 치르는 2022학년도 수능에서 EBS 방송·교재와의 연계율은 기존 70%에서 50%로 축소된다. 특히 영어 영역은 모두 간접 연계 방식으로 출제한다. EBS 교재에 수록된 지문을 그대로 출제하지 않고 난도가 비슷한 다른 지문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주요 개념이나 원리·지문이나 그림·도표 등을 활용하거나 변형해 출제하는 방식이다.

수능·EBS 연계정책은 사교육비 경감 취지로 2004년 도입됐으며 2005학년도 수능부터 적용했다. 2011학년도 수능부터는 연계율 70%를 꾸준히 유지해 왔다. 하지만 고교 교실에선 교과서 대신 EBS 교재로 수업하는 등 교육과정이 왜곡됐다는 지적이 많았다. 수업 자체가 EBS 문제풀이로 변질되고 학생들을 문제풀이 기계로 만들었다는 비난도 나왔다.

특히 EBS 영어지문의 번역본을 통째로 외우는 학생이 속출할 정도로 부작용이 나왔다. 평가원이 이번에 간접출제 대상으로 수능 영어를 지목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강태중 평가원장은 “앞으로 영어 영역에서 EBS 지문을 직접 가져오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EBS 교재에 나온 지문은 쓰지 않고 다른 지문을 활용하겠다는 의미다.

이처럼 교육과정 정상화 차원에서 EBS 연계율을 낮춘다는 게 평가원 입장이지만 사교육 우려도 만만치 않다. 최근 들어 사교육비가 매년 증가하는 상황에서 EBS 연계율마저 낮추면 사교육비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이란 우려다. 사교육비 부담이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농어촌·저소득층 학생의 사교육 부담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지난해 1월 발표한 2019년 교육여론조사 결과에서 수능·EBS 연계정책은 사교육비 경감 효과가 큰 교육정책 1위(21.7%)로 꼽혔다. 이어 △방과 후 학교 16.8% △EBS 강의 14.7% △대입전형 단순화 13.2% △자기주도학습전형(고입) 방식 10.2% △선행학습 금지정책 9.4% 순으로 나타났다. EBS 연계정책과 EBS 강의가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는데 효과가 크다고 본 것이다.

EBS 수능 교재(사진=뉴시스)


교육계 “사교육 경감효과 컸는데” 우려

교육계에선 EBS 연계율 축소로 사교육 쏠림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능 영어영역이 간접연계로 전환된 것도 사교육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요인으로 꼽는다.

신현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본부장은 “EBS 연계율이 낮아졌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며 “영어영역을 간접연계로 전환하면서 생소한 부분에서 문제가 나올 수 있다는 불안감을 사교육으로 채우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농어촌 지역이나 저소득층은 사교육에서 소외돼 있지만 EBS방송이나 교재를 보면서 이 부분을 보완했다”면서 “이들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농어촌·저소득층 학생들이 대입경쟁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서울 주요 대학을 포함해 대입에서 정시 비율이 확대되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교육부는 2019년 이른바 ‘조국 사태’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대한 공정성 논란이 심화되자 학종·논술 비중이 큰 16개 대학을 콕 집어 ‘2023학년도까지 수능전형 선발을 40% 이상’으로 높이도록 했다. 수능전형 확대 대상은 건국대·경희대·고려대·광운대·동국대·서강대·서울시립대·서울대·서울여대·성균관대·숙명여대·숭실대·연세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 등이다. 올해는 이들 대학의 수능전형 비율이 30% 이상으로 확대된다.

수능 비중이 확대되는 만큼 EBS 연계율 축소는 수험생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충남의 한 고교 교사는 “서울 주요 대학의 수능 비중이 높아져 학생들이 수능에 관심을 갖고 준비를 하고 있다”며 “그동안 EBS 교재가 수능준비의 큰 틀이었는데 이제는 그것만 가지고는 안 된다는 분위기라 학생들 다수가 앞으로 어떻게 대입을 준비해야 할지 막막해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 교사는 “EBS 연계율이 줄었어도 아직 50%라 이를 소홀히 할 수도 없고 나머지를 보완할 교재·강의를 또 들어야 한다”며 “학교에서도 더 많은 문제를 풀어줘야 하고 학생들도 학원을 다니려는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청룡 여신들
  • 긴밀하게
  • "으아악!"
  • 이즈나, 혼신의 무대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