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가 11일(현지시간) 한반도 안보 불안의 원인을 미국 탓으로 돌리면서 핵우산 제공과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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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사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오늘날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횡포와 독단이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군비 확장 경쟁의 근본 원인“이라며 ”미국의 군사적 팽창은 한반도에서 가장 분명한 징후를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B-52H, B-2A, F-35A 등 최첨단 전략자산 전개와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연합훈련,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의 한반도 출동 등을 일일이 거론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러면서 “북한은 미국의 극악무도한 적대 행위에 맞서기 위해 자위적 수단으로 무장하는 것”이라며 “우리의 자위적 역량의 주 임무는 적군이 침략과 군사적 공격 시도를 포기하게 함으로써 전쟁을 억제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사는 “완전한 핵무기 폐기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핵 폐기에 앞장서고 핵우산 공급을 자제해야 한다”며 “(미국이) 군비 증강, 핵자산을 동원한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고 유엔군사령부를 해체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무조건 근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북한의 연이은 도발과 추가 핵실험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 간 확장억제 움직임에 제동을 걸려는 의도로 읽힌다.
나아가 김 대사는 “오늘날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과 군사 강국으로의 부상은 한반도를 포함한 역내 평화와 안정에 대한 가장 심각한 위협”이라며 일본을 향해서도 견제구를 던졌다.
김 대사는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대북 제재가 시행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책임있는 핵무기 보유국으로서 다른 나라에 핵무기를 배치하거나 공유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