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보니 이제는 두통 클리닉 진료실에서도 ‘양약’이라면 독하고 부작용이 커서 복용하면 안 된다고 인식하는 ‘nocebo’(치료가 유해할 거라고 믿는 부정적인 생각) 현상을 편두통 환자들에게서도 쉽사리 볼 수 있다. 소위 ‘정신력’으로 참고 이겨내겠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일상생활에 장애를 일으킬 정도의 편두통은 전체 여성의 약 20%에서 나타날 정도로 흔하고, 거의 매일 두통을 호소하는 만성 두통은 전체 인구의 4~5%에 달할 정도로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이런 만성 두통이 지속되는 경우 일부는 두통약을 자주 복용해 ‘약물 과용 두통’으로 악화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약물 과용 두통의 기준은 어떨까. 약물 과용 두통은 편두통과 같은 두통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두통 약물을 월 10일 이상, 3개월 초과하여 사용할 때 진단할 수 있다. 이미 약물 과용 두통의 상태라면 전문의의 도움이 필요하다.
또 “우리 말에 ‘잘 쓰면 약이고, 잘못 쓰면 독’이라는 속담이 있다. 이 속담처럼 두통약도 적절히 알고 쓰면 약이지만 무작정 많이 쓰거나 회피하면 독이 된다. 궁극적인 두통 치료의 목표는 ‘삶의 질(QOL)의 회복’이니 무조건 두통약이나 치료를 피하거나 과용할 것이 아니라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적절하게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