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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레스토’가 선두?…자디앙, 베르쿠보 등 전면 공세 직면
엔트레스토(성분명 사쿠비트릴·발사르탄)는 안지오텐신 수용체 네프릴리신 억제제(ARNI) 계열의 억제제다. 이는 국내외에서 심부전에 특화된 표준치료제로 권고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2016년 ‘좌심실 박출률이 40% 이하로 저하된 환자’(HFrEF) 대상 안지오텐신 수용체 길항제(ARB) 등 다른 심부전 치료제와 엔트레스토의 병용 요법을 허가했다. 이듬해 해당 요법이 보험 급여까지 등재돼 의료 현장에서 널리 처방돼 왔다. 지난 2월에도 식약처가 ‘좌심실 박출률 40~60% 이하로 저하된 환자’(HFmrEF)의 1차 치료제로 엔트레스토의 적응증을 늘렸고, 3월에는 급성 비상보성 심부전 환자의 1차치료제 적응증에 대한 보험 급여가 확대 적용됐다. 관련 시장에서 엔트레스토의 지위가 한층 높아진 바 있다.
하지만 자디앙, 베르쿠보 등이 본격적인 엔트레스토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2일 대한심부전학회가 발표한 ‘2022 심부전 진료 지침 완전 개정판’에 따르면, HFrEF 및 HFmrEF 등 좌심실 기능이 60% 이하로 저하된 환자의 1차 치료제로 ARNI 계열의 약물 뿐만 아니라 이뇨제,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용체’(SGLT)-2 억제제 등을 추가로 권고했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자디앙 등 SGLT-2 억제제와 엔트레스토가 본격적인 심부전 1차 치료제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됐다”며 “여기에 고위험군 환자 대상 베르쿠보의 매출 확대도 예상돼, 내년 말까지 심부전 치료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새로운 기전으로 급부상한 독일 바이엘의 심부전 신약 베르쿠보(성분명 베르시구앗)도 엔트레스토를 위협하고 있다. 해당 약물은 심장 수축도를 개선하는 ‘구아닐산 고리화 효소’ 자극제 방식의 약물이다. 베르쿠보는 지난해 12월 이뇨제 등에서 효과를 보지 못한 좌심실 박출률 45% 미만 고위험 심부전 환자 대상 2차 치료제로 국내 승인됐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엔트레스토의 지난해 처방액은 323억원으로 전년(235억원) 대비 약 37% 상승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고혈압 치료제가 아닌 심부전 특화 적응증을 가진 약물은 사실상 엔트레스토 뿐이었다. 최근 SGLT-2억제제 약물이 심부전 특화 적응증을 획득하면서 해당 시장이 동반 성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아직 자디앙이나 베르쿠보의 심부전 관련 매출은 명확히 집계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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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레스토 제네릭 장벽↑…자디앙 제네릭으로 승부
국내 제약사들은 심부전 치료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엔트레스토와 자디앙 등과 관련한 제네릭을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종근당(185750)과 한미약품, 보령제약(003850) 등 13개 기업은 2027년 9월에 만료되는 특허회피에 성공했다. 특히 한미약품은 최근까지 2027년 7월과 2029년 1월에 만료되는 특허까지 회피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노바티스 측이 엔트레스토 관련 특허를 추가로 등록하고 있어, 관련 제네릭 출시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자디앙의 남아있는 물질 특허는 비교적 이른 2025년 10월에 만료된다. 지난 2월 동구바이오제약(006620)과 국제약품(002720)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50개 기업이 자디앙 제네릭을 개발해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자디앙 제네릭 개발 업계 관계자는 “환자가 늘며 시장성이 커지고 있는 국내 심부전 치료제 시장을 해외 업체의 약물이 점령하고 있다”며 “베르쿠보나 엔트레스토 등과 관련한 제네릭 진입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수년 내 자디앙 제네릭을 통한 국내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자디앙의 경우 당뇨병과 심부전, 신부전 등 여러 적응증을 동시에 가진 약물로 통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SGLT-2 저해제의 당뇨병 대상 시장 규모는 1501억원으로 전년(1279억)과 비교해 약 17% 증가했다. 지난해 포시가의 매출이 425억원으로 1위, 자디앙은 409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앞선 관계자는 “여러 제약사가 자디앙 제네릭을 통해 국내 당뇨와 그로 인한 합병증 등 전체 만성 질환 시장을 타깃하려는 전략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