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지난해 거주자의 외화채권(KP) 순발행 규모가 167억 달러를 기록, 종전 역대 최대치인 129억 달러를 경신했다. 지난해 397억 달러 규모의 상환 규모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데에 이어 올해에는 405억 달러의 만기도래가 예정되나 소화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사진=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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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18일 발간한 ‘금융·경제 이슈분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올해 대규모 만기도래가 예정됐지만 발행기관의 높은 신용도와 최근 완화적 글로벌 금융여건 등을 감안하면 발행과 상환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외화채권 발행은 거주자의 외화자금 조달 수단 중 하나로 국내에 외화유동성을 공급함과 동시에 외채의 증가 요인이기도 하다. 거주자의 외화채권 규모가 늘어나면 국내 외화유동성 상황이 개선될 수 있지만 향후 상환 부담이 증가해 외환 부문의 잠재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한은은 거주자의 외화채권 발행이 큰 폭 증가했음에도 높은 수요가 지속됐다고 봤다. 반면 아시아 채권시장서 경쟁 관계에 있는 중국 외화채권은 순상환된 만큼 중국물의 대한 대체 수요 중 일부가 거주자의 외화채권으로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거주자의 외화채권은 주로 대기업과 공기업이 발행을 주도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한은은 “전체 순발행의 90%가 대기업과 공기업으로 각각 83억 달러, 68억 달러로 집계됐다”면서 “반면 은행의 경우 풍부한 외하 유동성이 지속, 외화대출 감소 등으로 순발행 규모가 29억 달러를 기록, 지난 2022년 대비 3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올해 거주자의 외화채권 발행과 상환은 대규모 만기도래에도 큰 어려움이 없을 예정이지만 국내 채권시장과 외화자금 시장의 수급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한은은 “유동성이 풍부한 은행과 달리 일부 기업들은 발행 여건 악화시 원화채권 발행, 스왑 수요 등을 늘릴 가능성이 높고 이는 국내 채권시장과 외화자금 시장 등에 수급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이어 “중국물 외화채권 수요 회복과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확대에 따른 국내기업들의 신용리스크 증대 등도 외화채권 시장 여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