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유심 개통해 소액결제…312명에게 3억원 편취한 11명 송치

312명에게 3억원 넘게 편취한 일당
사기 및 범죄단체조직 혐의 적용
개인정보 물어 휴대전화 유심 개통
소액결제 후 상품 되팔아 차익 얻어
  • 등록 2023-11-14 오전 10:00:00

    수정 2023-11-14 오전 10:00:00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대출을 해줄 것처럼 속여 얻은 개인정보로 유심을 만들고 3억 1000여만원을 소액결제한 일당 11명이 송치됐다.

무단개통된 피해자 명의 유심(사진=강북경찰서)
서울 강북경찰서는 14일 대출을 빙자해 얻은 개인정보로 유심을 개통하고, 피해자 312명으로부터 3억 1000여만원을 편취한 11명을 사기 및 범죄단제조직 혐의로 검거했다. 총책 안모(23)씨 등 6명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으며 나머지 5명은 불구속 송치됐다.

피의자들은 2021년 6월부터 지난 6월까지 유령법인 4개를 세워 기업형 대출을 빙자한 사기를 벌인 혐의를 받는다. 안씨는 가까운 지인과 소개로 만난 사람을 모아 마케팅팀, 영업팀 등 일반회사처럼 부서를 갖춘 유령회사를 만들었다. 이곳에서 피의자들은 불특정 다수에게 무작위로 전화하거나 SNS를 이용해 가짜 정부지원보증형 대출을 광고했다.

안씨 등 일당은 대출을 받으려는 피해자들에게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나 금융정보를 물은 뒤 피해자 명의로 유심을 무단 개통했다. 개통된 유심은 스마트워치나 블루투스 이어폰, 모바일 상품권, 장난감 등을 구매하는 데 사용됐다. 이들은 소액결제로 구매한 물품을 되팔아 그 대금을 챙겼다.

지난 1월 피해자들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유사한 미제 사건들을 병합해 수사를 개시했다. 지난 5월 2일 서울 강남구 한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경찰은 피의자들이 숨긴 유심 2600여 개를 압수했다. 금천구 가산동의 한 창고에서 소액결제로 산 물품들을 발견했으며, 피의자의 차량에서도 소액결제 기록이 적힌 영수증과 각종 물품을 찾았다. 수사 과정에서 압수된 물품은 총 1300여 점에 달했다.

이어 지난달 31일 오전 1시 25분쯤 경찰은 경남 거제시에서 안씨를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와 피의자들은 유명 호텔과 나이트클럽 등을 전전하면서 유흥비로 범죄수익금을 사용했다. 이들은 강남 일대에서 3개월씩 사무실을 단기임대하는 방식으로 이사를 다니면서 범행을 이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금융기관을 사칭해 대출해준다는 명목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고 이를 이용하는 범죄가 늘고 있다”며 “대출을 받을 때는 금융위원회를 통해 정식으로 등록된 업체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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