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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트윗에 암호화폐 시장이 난리가 났습니다. 머스크는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을 이미 팔아치운 것 같이 뉘앙스를 풍겼다가, 반나절 만에 비트코인을 판 건 아니라고 얘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투자 성향이 비슷한 것으로 여겨졌던 테슬라와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서로 등을 돌렸습니다. 둘 다 상대방의 펀더멘털에 대해 비난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싸움은 어떻게 결론이 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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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흉’ 머스크의 입…‘일론알리미’까지 등장
모든 일의 발단은 머스크의 트윗입니다. 그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을 통한 차량 구매를 중단했다”며 “비트코인 채굴을 위한 화석연료 사용이 급증할 것”이라고 트윗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에 비해 약 6% 이상 급락했습니다. 머스크는 지난 2월 ‘테슬라는 15억달러(약 1조7000억원)어치 비트코인을 매입했으며 향후 비트코인이나 다른 암호화폐에 더 많이 투자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당시 자사 제품에 대한 결제수단으로 비트코인을 받아들이겠다고 했습니다. 3개월 만에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입장을 바꾼 것입니다.
이어 13일엔 “(도지코인) 거래 시스템의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도지 개발자들과 협력하고 있다. 이 작업은 잠재적으로 유망하다”고 트윗했습니다. 하루 만에 도지코인은 약 13%가 올랐습니다. 14일(현지시간)엔 가상화폐 전문매체 디크립토(Decrypt)는 ‘도지코인 개발자들이 2019년부터 일론 머스크와 일해왔다고 말했다’는 단독 보도가 나오면서 머스크 얘기에 신빙성이 더해졌습니다. 도지코인 공동 창시자 중 한 명인 잭슨 팔머는 “머스크는 자기에만 관심이 있는 사기꾼”이라며 맹비난하기도 했습니다. 테슬라가 비트코인에서 도지코인으로 갈아탔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머스크가 암호화폐 종목을 언급한 트윗이 뜨면 실시간으로 알림이 오는 ‘일론알리미’라는 프로그램도 등장했습니다. ‘머스크 리스크’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대목인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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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 진영 모두 서로 ‘펀더멘털이 문제’라며 비난
머스크를 옹호하는 테슬라 지지자들과 머스크로 인해 피해를 본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격렬히 대치 중입니다.
댓 마티니 가이라는 트위터 사용자는 머스크에 “(비트코인을) 다 팔고 꺼져라. 나는 너에 대한 모든 존경을 다 잃었다. 네가 금융을 너의 장난감처럼 다루고 애들 다루듯 하기 때문”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클라우디오라는 사용자는 테슬라의 1분기 수익의 상당 부분이 비트코인 투자에서 나왔다는 점을 거론하며 “그는 비트코인을 팔 수밖에 없다”고 조롱했습니다. 대표적인 테슬라 옹호자인 개리 블랙 전 에이곤 에셋매니지먼트 전 CEO는 “비트코인 2조달러어치를 팔면 중국이나 유럽에 테슬라 공장을 지을 수 있어서 윈윈이다”라고 방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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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밑에는 코인러들이 사실이 아니라며 득달같이 달려들었습니다. “비트코인은 공급 및 희소성과 연관있으며, 가치 저장고 역할을 할 수 있단 것과 연관 있다”, “테슬라는 지금도 올해 들어 거의 50% 가까이 떨어졌는데 아무도 달려들어서 사고 있는 사람이 없다”는 댓글이 달립니다. JPR007은 “매우 좋은 말이다. (테슬라가) 50%가 아니라 35.4% 떨어졌다는 사실이 틀렸다는 걸 제외하곤”이라고 재반론했습니다.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과격주의자)들은 테슬라를 숏셀링(공매도)할 거란 엄포도 놓습니다. ‘FUCKELON’이라는 이름의 코인도 등장했습니다.
이 싸움의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지난 2월 머스크가 테슬라 제품을 비트코인으로 결제하겠다고 했을 때처럼 비트코인과 테슬라 투자자는 다시 서로 한 진영이 될 수 있을까요. 현재까지는 비트코인 진영이 다소 불리해 보입니다. 머스크의 말 한마디에 비트코인 가격이 널뛰듯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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