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분석)금리인하, 재정정책과 보조..추가인하 의견 분분

  • 등록 2001-08-09 오후 2:36:01

    수정 2001-08-09 오후 2:36:01

[edaily] 경제전문가들은 이번 콜금리 인하가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의 재정정책과 보조를 맞추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콜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그러나 금통위의 이번 결정이 얼마나 효율적인 것이고 채권수익률의 추가 하락을 이끌어 낼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중앙은행이 경기예측의 실패를 자인한 것도 정책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것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JP모건 임지원 박사 = 인플레가 전년동월비 효과에 의해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한다. 그러나 집값 상승은 시간을 두고 물가에 영향을 준다. 콜금리 인하 결정이 재경부 등 정부측의 여러가지 발언 이후에 나온 것은 다소 걸리는 부분이다. 한은의 상황 인식이 바뀐 것도 석연치 않다. 6월에 전망했던 것보다 경제 상황이 더 나빠졌다고 말한 것은 한은의 정책 일관성과 신뢰도를 약하게 만든다. 이번 콜금리 인하가 기업에 긍정적인 것은 분명하지만 소비진작에 얼마나 영향을 줄 것인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개인들은 이자소득이 감소하면 대체 투자수단을 찾게 되는데 부동산이 그 유력한 대체수단이라는 점을 어느정도 인정해야한다. 금통위의 코멘트만으로는 다음 콜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칠 수 없다. 전망이 예상보다 더 나빠졌기 때문에 추가로 내린다고 나올 수도 있고 그 반대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씨티은행 오석태 부장 = 금통위가 콜금리 인하의 효과가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볼 때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8월 데이터가 좋지 않게 나온다면 9월 또는 10월에 콜금리를 내릴 수도 있다. 콜금리 인하가 마지막이라는 증거는 보이지 않는다. 한국은행은 분명히 물가보다는 성장을 우려하고 있다. ◇SK증권 오상훈 팀장 = 정부가 적극적으로 경기둔화를 막으려는 것에 대해 금통위가 보조를 맞춘 것으로 생각한다. 추가 금리인하는 미국 경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한은 총재가 4분기 회복에 대해 언급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콜금리 인하의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동양증권 장태민 차장 = 미국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한 단기간에 실물경제의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 이번 금리인하는 주식, 부동산 등 여타 자산시장으로의 시중자금 유입을 촉진, 그 결과 기대되는 자산효과를 통해 내수경기를 회복시키는데 의의가 있는 것이다. 한편 9월 이후 추가 콜금리인하 여부가 새롭게 떠오르면서 채권시장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시장이 다소 앞서나간다는 느낌이 강하다. 8월중 콜금리 인하 여부에 관해 대다수 전문가들이 유보적인 입장을 취할 정도로 예측이 어려웠던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8월중 국내외 경기지표가 극도로 나빠지지 않는다면 9월까지 3개월연속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예상은 과하다고 본다. 8월 이후 물가의 하향안정세가 예상되나, 전세 및 주택가격 상승, 8월 이후 집중될 재정정책 등은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 이후 물가까지 고려해야 할 당국에게는 분명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향후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칠 8월중 국내외 경기지표 결과를 주목해야 한다. 경기지표 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시장참가자들이 그 동안의 이익을 실현하고 단기물 위주로 매매하는 관망 자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미래에셋투신운용 김일구 팀장 = 경기하강을 막겠다는 한국은행의 적극적인 의지표현이라는 것 외에 콜금리 인하의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 금리인하를 통한 경기회복 효과 역시 두고두고 논란에 휩싸일 소지가 있다.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번 금리인하는 시기적으로도 옳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콜금리 인하를 통해 한은이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바로 자금흐름의 성격을 바꾸겠다는 뜻이라고 본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은행예금에만 몰려드는 시중자금에 대해 "주식이나 회사채와 같은 고위험자산 쪽으로도 눈을 돌려보라" 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물론 이것이 성공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일본만 봐도 금리가 제로수준까지 떨어졌지만 결국 자금은 은행권으로 다시 되돌아왔다. 하반기 경제정책의 중심은 통화정책이 아닌 재정정책이 좌우할 전망이다. 재정쪽에서 받쳐준다면 올해 안에 한번더 금리인하가 일어날 수도 있겠지만 현재 정부쪽 상황으로 봐서 이는 힘들 전망이다. 이번 금리인하로 내년에 "왜 이렇게 돈을 많이 풀었냐"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없기 때문이다. 금리 4%대 진입은 시장상황으로만 봐서는 가능하다고 보나 4% 금리수준에 큰 의미를 부과할 필요는 없다. 설사 금리가 4%까지 떨어진다해도 그 지속여부는 회의적이다. ◇삼성투신 정용택 이코노미스트 = 콜금리인하는 이미 채권시장에 상당부분 반영됐다고 본다. 지표금리가 5.2% 이하로 내려온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시장일각에서 논의되는 금리 4%대 진입은 일시적으로는 가능할 수 있으나 추세로 형성되긴 어렵다. 올 2월 금리가 4.9%대까지 떨어진 기억이 시장참가자들 사이에 생생해 이 지지선을 추가로 깨고 내려가려면 추가 콜금리 인하와 같은 좀더 강력한 재료가 필요하다. 현재 상황에서보면 금리가 반등할 요인도 작은 것이 사실이다. 3분기 동안 각종 경기지표의 악화상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8월 수출은 7월 수출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보며 이달말 발표될 2분기 GDP역시 좋지않은 결과를 나타내리라 예상한다. 4분기 경기회복 가능성에 관해서는 아직 두고봐야겠지만 적어도 3분기까지는 경기회복과 관련된 신호가 나타나기 힘들다. 금리인하로 갈곳없는 시중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려 물가상승을 부추긴다는 것은 좀 성급한 논리라고 생각한다. 최근 전세가격 급등은 지역적, 일시적 특성이 강하다. 현재 공급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요인은 거의 없다. 수요견인으로 물가상승이 일어나려면 경기회복이 선행돼야 하는데 아직까지 그러한 조짐을 발견할 수 없다. 하반기 중 또 한번 금리인하가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의견에 관해서는 아직 중립적이다. 다만 현재로선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50% 이하로 낮게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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