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바로세우기’ 나선 與..장기집권 플랜 가동

대한민국 출발은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백범 역사적 위상 정부수반급으로 올려야"
10~20세대 지지층 흡수 위한 포석
  • 등록 2018-03-01 오후 4:41:57

    수정 2018-03-01 오후 5:38:44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린 제99주년 3ㆍ1절 기념식에 입장하며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한해 앞두고 ‘역사바로세우기’에 나선다. 지난 9년간의 보수정권 아래서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아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확립하겠다는 게 표면적 이유지만 이면에는 진보정권의 장기집권을 위한 초석을 다지겠다는 뜻이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이 강조하고 있는 것은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이 대한민국의 출발점이라는 점이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1일 3.1절 기념메시지를 통해 “임시정부 수립 100년, 건국 100년을 1년 앞둔 올해, 우리에게 맡겨진 역사적 소명을 잊지 않고 뚜벅뚜벅 전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백범 김구 선생으로 대표되는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역사 재정립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인 게 현재 효창공원에 있는 백범의 묘를 서울국립현충원으로 이장하는 것이다. 김민석 민주연구원장은 “백범 김구를 배롯해 효창공원에 계신 윤봉길, 이봉창, 안중근 등 건국의 주역들을 서울국립현충원으로 이장해야 한다”며 “특히 백범은 정부수반급으로 모셔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3.1운동과 임시정부, 백범에 대해 강조하는 것은 현 정권의 지지기반인 진보개혁 세력의 뿌리가 여기서부터 출발한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뿌리가 3.1운동이고, 독립운동을 대표하는 인물이 바로 백범이라는 것이다.

추 대표가 “일본제국주의에 맞선 3.1독립운동과 대한독립선언의 정신은 대구 2.28 민주운동, 4.19혁명, 부마민주항쟁, 광주민주항쟁, 6월항쟁 그리고 촛불혁명으로 오늘날까지 우리의 가슴 속에 큰 강물처럼 유구히 이어져 오고 있다”고 한 것도 이같은 취지의 발언이다. 또 민주당은 개정헌법 전문에 3.1운동과 임시정부뿐 아니라 부마항쟁과 5.18민주화 운동, 6.10민주화항쟁, 촛불시민혁명 등 독재에 맞선 민주화 역사를 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 원장은 “진보진영이라고 말하는 애국민족평화개혁 세력은 김구로부터 출발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으로 이어져 왔다”며 “이 세력의 노선 정립을 위해서도 백범에 대한 위상 재정립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진보정권의 장기집권 플랜이 본격 가동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30~50대를 핵심 지지층으로 하고 있는 민주당이 장기집권을 하기 위해선 10~20대를 지지층으로 흡수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진보진영에 유리한 역사관을 심어주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실제 정치권에서는 보수정권인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 동안 역사교육을 받은 10~20대들이 바로 윗세대인 30대보다 상대적으로 보수화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0~22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남여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정당지지도를 보면 20대의 여당 지지율은 43%로 30대 53%, 40대 64%, 50대 50%보다 낮았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현재 진보진영은 30~50대를, 보수진영은 60대 이상을 핵심 지지층으로 하고 있다”며 “진보, 보수 어느 쪽이든 향후 집권을 위해선 10~20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게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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