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하는 기업은행)③네트워크론 앞세워 守城 ”자신있다”

중소기업 전문 최고은행 `입지` 굳히기
기업은행 네트워크론 전체 90% 차지..인기몰이
조기경보시스템 구축..중기 옥석가리기 `고수`
  • 등록 2005-09-14 오후 2:24:48

    수정 2005-09-14 오후 2:24:48

[이데일리 홍정민기자] 가계 금융을 확대가 중소기업은행 본연의 역할인 중소기업 지원 축소로 비쳐지는 데 대해 기업은행은 강한 거부감을 갖는다.

기업은행은 "그동안 쌓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중소기업 전문 리딩뱅크`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누차 강조해 왔다.

강권석 행장은 최근 “이제 은행들이 경쟁할 주된 시장은 `중소기업 시장`”이라고 말한 바 있다. 대기업의 대출 수요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이제 우량 중소기업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얘기다. 아니나 다를까 부동산담보대출 시장이 얼어붙자 모든 은행들이 중소기업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네트워크론..중소기업 인기몰이  

기업은행은 무엇보다 중소기업 부문에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용상품 출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상품이 `네트워크론`.

`네트워크론`은 종전 매출채권이나 담보를 기반으로 대출을 실시해주던 것과 달리 제휴를 맺은 중소기업이 납품계약서만 가져오면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납품계약서를 근거로 자금을 지원 받은 중소기업이 계약에 따라 생산하고 실제 납품을 완료한 뒤 대기업에서 받은 돈으로 대출금을 상환하는 구조다.

특히 납품계약과 동시에 은행으로부터 생산자금을 지원 받을 수 있어 중소기업 자금난을 크게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도 물품계약 단계부터 결제까지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거래흐름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어 효율적인 위험관리가 가능하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도 유리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신속한 대출은 물론, 대출한도가 늘어나는 효과도 있다.

보통 일반 중소기업 대출한도는 연간 매출액의 25%~33% 정도다. 이에 반해 네트워크론은 중소기업 연간 매출액의 50% 범위내에서 대출 받을 수 있다. 또 일반 대출보다 금리도 평균 1.5~2%포인트 정도 낮아 기업들의 자금조달 부담도 적다. 실제로 신용이 좋은 기업이라면 최저 4%후반대에서 돈을 빌릴 수 있다.

◇네트워크론과 일반 중소기업 대출 비교


결국 기업 입장에서는 더 나은 조건으로, 더 많은 금액을 대출 받을 수 있고 은행은 각 기업의 납품이나 계약 상황을 그때그때 파악할 수 있어 연체가능성이 없을 정도로 안정적인 대출자산이 되는 셈이다.

현재 네트워크론을 판매하고 있는 19개 은행 가운데 기업은행의 위치는 독보적이다. 현재 이뤄지고 있는 대출 실적 가운데 90%이상을 기업은행이 담당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중순 네트워크론을 출시한 이후 연말까지 373개 대기업과 1500여 중소기업이 서로 협약을 맺도록 주선해 총 2008억원을 대출했다. 이어 올들어 지난 7월20일까지 대출 실적은 9723억원(메디컬 네트워크론 포함)으로 대상기업은 구매기업 432개, 협력업체 3947개로 증가했다.

연말까지 대기업 800개, 중소기업 1만2000개로 대상기업을 확대하고 총 2조원을 대출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이어 지난 6월말에는 의·병원, 약국으로 확대한 `메디컬 네트워크론`을 출시해 틈새시장을 파고들었다.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된 약사, 의사들 역시 훌륭한 고객이 될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지난 7월말 기준으로 대출실적은 700억원. 독점적으로 취급하고 있는 만큼 연말까지 1조원 지원을 목표로 잡고 있다. 이 상품의 대출 금리는 4.98%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네트워크론 계약기업수 추이


◇조기경보시스템 구축..中企 `옥석 가리기` 자신

중소기업 대상 영업에서 대출자산의 확대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건전성 관리다.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용도는 떨어지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오랜 노하우와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른 은행보다 뛰어난 `옥석 가리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신한다.

특히 올초부터 `조기경보시스템`을 강화, 우량 여신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정보 축적량이 다른 은행에 비해 월등하기 때문에 여신관리에 있어서도 비교적 정확한 평가모델을 사용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기경보시스템은 여신거래 기업의 계량적 및 비계량적 정보를 일단 일괄 점검해 1차 분류한 뒤 총여신 3억원 미만의 기업은 분류결과를 심사자료로 활용하고 3억원 이상의 기업은 정상, 관찰, 주의, 경보 등 4분류로 나눈다. 관찰과 주의는 2차 점검을 통해 다시 관찰, 주의, 경보로 분류한 뒤 사후관리를 진행한다.

특히 당초 분기별 수기로 작성했던 요주의 여신 처리 방식을 올초부터는 일별 시스템을 통해 점검하는 방식으로 변경해 정확성을 높였다. 아울러 영업점 지점장이나 여신담당자가 해당 업체를 직접 방문해 얻은 비계량적 정보도 평가 대상에 포함시켰다. 

◇측면 지원도 활발..경영·법률·세무 컨설팅 서비스

기업은행은 우수제품을 개발했지만 자금이나 마케팅 능력이 부족해 양산이나 판매를 하지 못하는 기업들을 위해 최근 우정사업본부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1조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을 위한 `투·융자 복합 상품(Step-Up Loan)`을 출시, 이들의 창업 초기 금융비용 부담을 낮춰주고 자금조달을 돕고 있다.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의 경우 창업초기 손익분기점 매출액에 도달할 때까지 이자부담이 크기 때문에 뿌리도 내리기 전에 부실화되기 쉽다는 점을 배려한 것이다.

상품 뿐 아니라 중소기업을 위한 특화 서비스를 통한 측면 지원도 다양하다. 기업의 성장단계별 경영·법률·세무·PL(제조물책임) 등 각종 컨설팅 서비스를 자체 개발해 제공하고 있으며 법률 자문에 대한 접근이 쉽지 않은 중소기업을 위해 지난해 9월에는 법률전문가 총 22명으로 구성된 `중소기업법률지원단`을 발족해 각종 법률 상담과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앉아서 기업고객을 기다리던 시절도 지났다. 행장이 나서 발로 뛰는 마케팅을 솔선수범하고 있다.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실질적인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 강 행장은 직접 각 도시를 순회하면서 경영자들과 만남을 갖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우수 기능인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명장`을 선정해 포상하고 세계적으로 성장한 중소기업의 CEO를 대상으로 `중소기업인 명예의 전당` 헌정 대상자를 선정하는 등 `중소기업인 기(氣) 살리기`에도 적극적이다.

기업은행은 이 같은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지난해 은행권 전체 중소기업 지원 금액 증가분 5조5000억원 가운데 80%에 해당하는 4조4000억원을 지원했으며 지난 상반기 기준으로는 전체 은행이 지원한 금액 증가규모(6조7000억원) 중 57%인 3조8000억원을 기업은행이 담당했다.

기업은행은 올해 지난해 5조5000억원보다 약 28% 늘어난 7조원을 중소기업에 신규 지원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일부에선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기업은행의 상반기 기업대출을 보면 대기업여신 비중이 0.2% 포인트 확대됐지만 중소기업 여신비중은 1.4% 포인트가 떨어졌다. 규모자체는 45조9676억원으로 지난해말 42조4169억원에 비해선 많이 늘었지만 비중은 떨어져 관심이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수평이동한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 중소기업 대출금리 수준이 은행 평균에 비해 높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6.97%, 지난 6월말엔 6.64% 다. 이는 달느 18개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리 6.23%(6월말기준)에 비해 0.31% 포인트 정도 높은 것.

기업은행은 이에 대해 "운전자금이 많은 다른 은행과 달리 장기 시설자금 대출이 많기 때문에 금리가 높을 수 있고 특히 90년대말 고금리시대때 장기 대출이 많아서 전체적으로 금리수준이 높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6월 신규 대출분의 경우 5.8%정도로 더 낮다"고 반박한다.

◇중소기업 신규여신 증가규모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청룡 여신들
  • 긴밀하게
  • "으아악!"
  • 이즈나, 혼신의 무대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