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도매상 난립, 리베이트 부추겨"

LG경제연 고은지 연구원 "대형 도매 육성 시급"
  • 등록 2009-10-30 오전 11:34:04

    수정 2009-10-30 오전 11:34:04

[이데일리 천승현기자] 국내 제약시장에서 영세 도매상의 난립이 불법 리베이트를 부추기고 있어 대형 도매의 육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 고은지 연구원은 30일 건강보험공단이 주최한 조찬 강연회에서 `의약품 유통체계의 현황과 개선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의약품 유통은 제약사에서 직접 약국이나 병·의원으로 공급하는 직거래와 도매상을 거치는 도매거래로 구분된다. 대형병원의 경우 원칙적으로 제약사와의 직거래가 금지되고 있다.

고 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약 1200여개의 도매업체가 등록돼 있으며 이중 약 90%가 매출 규모 100억원 이하의 영세 업체들로 구성돼 있다.

의약품 생산시설을 갖춘 제약업체는 200여개보다 6배 정도 많은 도매상이 과열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얘기다.

이 과정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영세업체는 안정적 거래선 확보를 위해 각종 리베이트 위주의 판촉 활동에 주력할 수밖에 없으며, 결과적으로 의약품 취급·보관·운반 등 전문적 역량 확보에 소홀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고 연구원은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제시하며 대형도매의 육성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미국은 1998년 도매업체가 85개에서 지난해 20개로 줄어들었다. 대형도매 3개업체의 점유율은 92%에 달한다. 일본 역시 같은 기간 도매업체는 217개에서 144개로 줄었으며 TOP 3의 점유율은 62%이다. 반면 국내 TOP 3 도매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23%에 불과하다.

고 연구원은 "국내 도매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업체간 업무·자본 제휴, 인수합병 등을 통해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시급하다"며 "기존의 제품구매·배송·수금 등 단순한 활동에서 벗어나 의약품 선택 및 가격유지, 영업·마케팅 등 종합적 기능을 수행하는 성격으로 역할이 진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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