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못 막으면 삼겹살은 30년 후에나..."

  • 등록 2019-09-18 오전 9:40:48

    수정 2019-09-18 오전 9:50:19

경산 소독장에서 소독 받는 축산차량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경기도 파주에 이어 연천의 돼지농장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가운데,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돼지열병 관련 국가재난을 선포하고 강력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교수는 18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지옥문이 열렸다. 우리는 과연 막을 수 있을 것인가? 최악의 경우 신선육 냉장 삼겹살은 30년간 먹기 힘들게 될지도”라고 말했다.

또 “아프리카 돼지 열병은 아직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기존의 방역 체계로는 어쩌면 전혀 막을 수 없는 질병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과감히 나서주어야 한다. 준전시 상황이라 생각하고 과감하고 신속한 의사결정과 일사불란한 작전 전개를 하지 않으면 한반도에 돼지는 씨가 마를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전날(17일)에도 페이스북 글에서도 문 교수는 “만약 초동대응을 잘못해서 돼지 열병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 양돈과 관련 산업이 무너지고 서민의 음식 삼겹살 구이, 돈까스는 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동유럽은 돼지열병으로 양돈산업이 완전히 초토화되었고,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이 병이 돌았을 때 회복하는 데까지 무려 36년이 걸렸다”면서 국내에서도 “자체 산업 규모 8조, 연관 산업까지 합치자면 그 규모가 수십조가 넘어가는 양돈산업이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는 일들이 생기기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초기 대응책으로 “가장 큰 매개체인 멧돼지의 개체수를 줄여야 한다”, “잔반사료 급이를 금지해야 한다” “이번에 발병한 파주 농장에서 반경 수십 킬로 내의 돼지는 전수 폐사시켜야 한다” “최근 파주의 해당 농장을 들어갔다가 나온 차량들이 한 번이라도 들어갔던 농장들은 한 달 동안 폐쇄하거나 해당 농장의 돼지를 다 폐사시켜야 한다” 등을 주문했다.

문 교수는 “지독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국가 재난 상황을 선포하고 과감히 밀어 부쳐야 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초동 진압을 확실하게 하지 못하면, 눈앞에서 한 산업이 붕괴하는 것을 보게 될지도”라며 우려를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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