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웹툰, 동남아 3국서 1위이지만..‘밤토끼’ 우려는 여전

일본, 인도네시아, 태국, 대만서 한국 웹툰 1위
우수IP기반 웹툰 직접 영상화도..내달 '회사를 관두는 최고의 순간' 오리지널 드라마 제작
불법복제때문에 골머리..'밤토끼' 트래픽, 네이버웹툰 절반 수준
  • 등록 2017-11-19 오후 3:27:06

    수정 2017-11-20 오후 2:30:27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한국의 웹툰이 일본은 물론 동남아시아에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최근 불법 웹툰 사이트인 ‘밤토끼’의 트래픽(접속량)이 급증하면서 매출 성장률이 둔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요·드라마·영화에 이어 웹툰을 한류 콘텐츠 수출의 원동력으로 키우려면 해외불법복제 사이트에 대한 대응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일본, 인도네시아, 태국, 대만서 한국 웹툰 1위

19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웹툰, NHN코미코,탑툰, 코미카 같은 국내 회사들이 만든 웹툰 플랫폼이 일본, 인도네시아, 태국, 대만 등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일본은 NHN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인 코미코가 시장 1위를 기록 중이며, 카카오재팬의 일본 웹툰 유료서비스인 피코마도 올해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해 2위를 점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태국·대만은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의 라인웹툰이 1위를 기록 중이고, 코미카는 인도네시아에서 2위, 탑툰은 대만에서 2위다.

▲동남아에서 1위를 기록 중인 네이버 자회사(라인)의 ‘라인 웹툰’. 한국의 웹툰은 미국, 중국외에 일본, 인도네시아, 태국, 대만에서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한국웹툰의 성장성은 KT경제경영연구소 자료에서도 드러난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 웹툰의 연평균 성장률은 23%로, 세계 인쇄만화 연평균 성장률 -1%나 세계 디지털 만화 연평균 성장률 14%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강태진 웹툰가이드 대표는 “2017년 6월 현재 한국웹툰의 작품수는 5892개에 달하고 운영 중인 웹툰 플랫폼 수는 39개”라면서 “한국에서 인기를 끈 ‘미생’이 일본 번역본 성적이 저조했고 ‘그대를 사랑합니다(150만)’, ‘전설의 주먹(174만)’, ‘은밀하게 위대하게(700만)’ 등 몇 개외에는 웹툰으로 성공한 영화가 많지 않는 등 웹툰IP를 활용한 사업이 쉬운 일은 아니나 네이버 웹툰뿐 아니라 탑툰이나 코미카, 레진 같은 전문 업체들도 세계 시장을 이끌기 시작했다”고 평했다.

▲세계 만화시장과 한국 웹툰의 성장 비교(단위: 백만달러, %) 출처: KT경제경영연구소
우수 IP기반 웹툰 직접 영상화도

지난해 5월 만들어진 코미카는 웹툰 자체보다는 만화IP를 기반으로 한 영상, 게임 등 확장사업에 집중하면서 ‘회사를 관두는 최고의 순간’이라는 원작 만화를 웹드라마로 제작해 12월 9일 SK브로드밴드의 프리미엄 동영상 서비스 옥수수(oksusu)와 글로벌 미디어그룹 에이앤이 네트웍스(A+E Networks)의 라이프타임 TV에서 12월 10일 방영한다.

김창민 코미카 대표는 “여자판 ‘미생’이라고 불리는 ‘회사를 관두는 최고의 순간’을 SK브로드밴드와 에이앤이네트웍스의 투자를 받아 오리지널 드라마로 제작하게 됐다”면서 “SK브로드밴드 Btv의 프리미엄 동영상 서비스 옥수수와 에이앤이네트웍스를 통해 방영된다”고 말했다. 드라마 제작은 코미카의 모회사인 파노라마엔터테인먼트가 맡는다.

▲코미카의 웹툰 ‘회사를 관두는 최고의 순간’. 누구나 마음 속에 사직서를 품고 있는 직장인들의 현실을 그려냈다. (사진=코미카)
불법복제 사이트 ‘밤토끼’ 트래픽, 네이버웹툰의 절반 수준

하지만 웹툰 업계는 불법 웹툰 게재 사이트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웹툰협회 등에 따르면 대표적인 웹툰 불법복제사이트인 ‘밤토끼’는 월방문자 5000만명, 순방문자 700~800만명으로 네이버웹툰 트래픽의 2분의 1수준이다.

‘밤토끼’는 2016년 말 개설된 것으로 확인되며, 협회 추산 현재까지 손실 추정액은 약 1000억 원 규모다.

전범식 투믹스 부장은 “아이러니하게도 올해 가장 성공한 웹툰 사이트는 밤토끼”라면서 “이 때문에 다른 웹툰 플랫폼들의 성장률은 둔화돼 이대로가다가는 몇 년을 버틸 수 있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정근 NHN코미코 팀장은 “협회 차원에서 해외저작권진흥협회 등을 통해 12억 정도 받아 불법복제 모니터링 업무를 하지만 사이트 차단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요청해도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며 “그런 절차를 빠르게 하는 저작권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는데 시급히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해외 불법 사이트 대부분은 서버가 해외에 있는데 SK, KT, 유플러스를 통해 회선을 차단해야 하나 보안이나 클라우드 서버를 이용하면 기술적 차단이 어렵기도 하다. 정부 기관과 ICT사업자들과 어떻게 할지 협의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지난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웹툰IP 플랫폼 글로벌화 전략토론회’. 만화를사랑하는 국회의원 모임 대표인 원혜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을 비롯 설훈 의원, 박홍근 의원(더불어민주당) 등이 직접 참가해 ‘만화’와 ‘웹툰’ 산업을 육성하는데 발벗고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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