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부부는 12일 오후(현지시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3’ 의장국인 캄보디아가 주최한 갈라 만찬에 참석했습니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팔짱을 끼고 밝은 표정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우측에서 함께 미소를 지었습니다.
이를 두고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사실 조금 불편하기는 하더라”며 “사적인 자리가 아니다. 조금 더 공적 마인드가 있었다면 안 하지 않았을까”라고 말했습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14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영부인이자 퍼스트레이디인데 미국 대통령 팔짱 낀 모습은 조금 보기가 불편하더라”며 “그게 공공 외교의 한 방법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말라는 법은 없는데 국민들이 볼 때 불편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정치계 원로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이날 KBC ‘여의도 초대석’에서 “들어본 적도 없고 본 적도 없다”면서 “그런 게 오버 아닌가. 그건 조금 거시기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야당 인사들이 김 여사와 바이든 대통령의 ‘팔짱’을 ‘사적이고, 불편한 행동’이라고 지적하자 여당도 반박에 나섰습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그런 친분은 과시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과거에 김정숙 여사께서도 마크롱 대통령 팔짱 끼고 그런 예가 많다. (외교에서) 결례는 아니다”고 맞받아쳤습니다.
이처럼 ‘외교 결례’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데일리가 역대 한국 대통령 배우자가 외교 활동 중에 타인의 팔짱을 낀 적이 있는지 여부를 살펴봤습니다.
그간 대통령 배우자는 대통령의 해외순방 때 동행하거나, 국내외 귀빈을 접견하는 역할을 주로 맡았습니다. 대통령 배우자의 역할이 법적으로 명확하게 규정된 것은 아니지만, 역대 영부인들은 이 밖에도 각종 행사나 봉사활동 등 여러 대외 활동을 수행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영부인들이 타국 인사들과 팔짱을 끼며 친분을 드러낸 사례는 종종 있었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지난 1981년 2월 한미정상회담 참석차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이순자 여사도 전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 동행했습니다.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이 끝난 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은 이 여사와 팔짱을 끼고 환한 표정을 지으며 백악관 오찬 행사장으로 향했습니다. 이들 뒤편에 위치한 전 대통령과 낸시 레이건 여사도 서로 팔짱을 낀 채 대화했습니다.
1995년 11월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과 강택민 전 중국국가주석의 한중정상회담이 진행됐습니다. 이날 회담에 앞서 청와대 본관 앞 대정원에서 강 주석의 방한을 기념하는 공식환영식이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통령은 강 주석과 만나 악수를 나누며 인사를 건넸습니다. 강 주석의 배우자인 왕야평 여사는 손명순 여사와 팔짱을 끼고 의장대 사열을 받으며 나란히 걸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의 환대는 만찬이 끝난 뒤에도 이어졌습니다. 대통령실은 마크롱 대통령은 김 여사의 팔짱을 끼고 엘리제 궁의 대통령 공간을 자세하게 설명했다고 이같이 전했습니다. 이어 대통령실은 “취임 후 프랑스를 처음 방문하는 외국 정상을 국빈으로 맞은 것도 프랑스에선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팔짱을 낀 사진이 일반에 공개되진 않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이 문 대통령 내외에게 큰 호감을 드러낸 대목입니다.
2019년 3월 13일 ‘ASEAN +3’ 참석차 말레이시아에 국빈 방문한 김 여사는 시티 하스마 여사와 만남을 가졌습니다. 이날 영접에 나선 시티 여사는 김 여사와 팔짱을 끼고 안부를 물으며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환담은 약 40분간 진행됐습니다.
[검증 결과]
대통령 배우자는 대통령의 해외순방 때 동행하거나, 국내외 귀빈을 접견하는 역할을 주로 맡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 영부인이 타국 인사들과 팔짱을 끼며 친분을 드러낸 사례는 종종 있었습니다. 따라서 ‘대통령 배우자가 외교 활동 중 타인의 팔짱을 낀 적이 없다’라는 명제를 ‘전혀 사실이 아님’으로 판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