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카페 CCTV에 배꼽인사…“뉘 집 자식인지 잘 컸네”

  • 등록 2023-11-07 오전 9:48:45

    수정 2023-11-07 오전 9:48:45

[이데일리 이준혁 기자] 무인 카페에 들러 물을 마신 학생들이 폐쇄회로(CC)TV를 향해 인사하는 모습이 포착돼 훈훈함을 자아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최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이 아이들의 부모님 존경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무인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는 작성자 A씨는 “정말 다양한 손님들을 본다. 상처도 받고 기운도 받는다”고 운을 떼며 최근 매장을 찾은 학생들 덕에 미소를 짓게 된 사연을 전했다.

그는 “오늘은 비가 와서 손님도 별로 없고 아까부터 놓여 있는 우산이 신경 쓰여서 CCTV를 보는데 세상에 지나가던 아이 두 명이 카페에서 물을 마시고 나가면서 저렇게 인사를 하더라”라며 사진을 공유했다.

사진을 보면 CCTV 속 회색 옷을 입은 학생이 문을 잡은 채 고개를 숙이자 검은색 옷을 입은 학생은 두 손을 모으고 허리를 숙여 배꼽인사를 한다. 검은색 옷을 입은 학생은 가게를 나가기 전에도 문 앞에서 재차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A씨는 “아이들이 물 마시고 나가면서 카메라를 찾더니 저렇게 손을 모으고 인사했다”며 “얼마나 흐뭇한지 ‘뉘 집 자식인지 진짜 잘 컸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고 칭찬했다.

이어 “무인 카페 3년 차인데 이렇게 예의 바르게 인사하는 경우는 처음이다. 사실 물, 물티슈, 빨대 이런 건 아무렇지 않게 가져간다. 주인이 청소한다고 있어도 그냥 들어와서 물티슈 뽑아서 신발 닦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요즘 애들한테 편견이 심했다. 근데 이걸 보고 내 편협한 사고에 반성했다”며 “오늘 장사는 망했는데 아이들 덕분에 기분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아이들아, 너희들의 모든 인생에 최고의 행운이 함께하길 바란다”고 적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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