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에 이어 세계 TV 시장 점유율 3위에 올라 있는 중국 기업 TCL이 ‘CES 2022’에서 OLED TV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액정표시장치(LCD) TV의 일종인 미니 LED TV와 OLED TV를 비교한 안내표까지 설치해 자사의 미니 LED가 우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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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CES 2022에서 최고 혁신상을 수상한 85인치 미니 LED TV ‘X9 8K OD Zero Mini-LED TV’(X925 PRO)를 앞세워 전시했다. 이 제품은 두께가 10mm에 불과하다.
눈에 띄는 부분은 부스 한쪽 면에 자사의 ‘미니 LED’ 기술을 소개하는 별도 공간을 꾸린 점이었다. 특히 TCL은 미니 LED와 OLED와의 비교표를 함께 전시했는데, 프리미엄 TV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는 OLED가 자사가 주력하는 미니 LED보다 △밝기 △색 영역 △해상도 △번인 △가격 △두께 등 사실상 거의 모든 영역에서 뒤처진다는 내용이었다. 전시 안내를 하는 직원도 관람객들에게 OLED의 단점을 지적하며 자사 미니 LED 기술의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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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들은 놀라움을 연발했지만 이 제품엔 어느 정도의 ‘눈속임’이 들어갔다. 통상 TV 뒷부분에 달려 있는 구동부를 부스 천장에 숨긴 것이다. TV는 크게 디스플레이 패널이 있는 ‘화면부’와 디스플레이를 작동하게 하는 ‘구동부’로 나뉘어 있다. OLED TV를 포함한 대부분의 TV 제품은 화면부를 얇게 만든다고 하더라도 TV 뒷면에 구동부를 붙여야 해 일정 정도의 두께를 지닐 수밖에 없다.
천장에 연결된 구동부도 전시를 위해 임시로 연결해놓은 듯해 당장 실제 제품으로 출시되기는 어려워 보였다. 다만 LCD TV의 화면부를 3mm대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선 주목할 만 했다. 시제품과 같이 천장에 구동부가 달리는 형태로 출시될 예정이냐는 질문에 TCL 부스 직원은 “아직 출시 시기나 가격이 정해지지 않은 시제품”이라며 “실제 출시되는 제품의 형태는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OLED TV는 LCD TV와는 달리 백라이트가 필요없이 픽셀 스스로가 빛을 내고 밝기를 조절하는 ‘자발광’ TV다. 백라이트가 없어 얇고, 돌돌 말거나 휘는 등 다양한 형태의 TV를 만들기에도 용이하다. 명암비나 블랙 표현도 강점이다. 업계에선 시장 초기 지적됐던 번인 현상 정도를 제외하곤 OLED TV가 대부분의 측면에서 LCD TV보다 우수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2010년대 초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으며 등장한 이후 점진적으로 시장을 키워오다 최근엔 생산량 증가에 따른 패널 가격이 합리화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TCL이 이처럼 공격적으로 미니 LED 기술을 부각하고 나선 것은 글로벌 주요 TV 업체들 가운데 비(非) OLED TV 업체는 사실상 TCL만 남게 됐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전 세계 주요 TV 업체 중 아직 OLED TV 생산을 하지 않은 업체는 삼성전자와 TCL 두 곳뿐인데, 삼성전자는 연내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Q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OLED TV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의 WOLED 패널 공급계약 가능성도 열려있다. 업계 관계자는 “TCL이 사실상 글로벌 주요 TV 업체 중 OLED TV를 판매하지 않는 유일한 업체가 되면서 자사 주력 제품인 미니 LED TV를 적극 강조하고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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