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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ABC뉴스 등에 따르면 미국 스탠퍼드대 공공안전부는 20대 중반의 한 금발 백인 남성이 지난 3일 오후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 인근 캠퍼스 내에서 아랍계 무슬림 학생을 일부러 차로 치고 달아나는 뺑소니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캠퍼스 안을 걸어가던 중 가해 차량 운전자와 눈이 마주쳤고, 그 직후 운전자는 차량을 가속해 자신을 치고 달아나면서 창문 밖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피해자는 부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스탠퍼드대 측은 전했다.
리처드 샐러 스탠퍼드대 총장은 “우리 캠퍼스에서 폭력은 용납될 수 없다”며 “증오에 기반한 폭력은 도덕적으로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스탠퍼드대 측은 “가자지구에서 일어난 사건과 관련한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안전한 캠퍼스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뿐만 아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간 전쟁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전쟁터 밖 세계 각지에서는 반무슬림과 반유대인 정서가 심각하게 충돌하고 있다. 지난달 11일에는 뉴욕시 컬럼비아대 도서관 앞에서 이스라엘 지지 포스터를 붙인 이스라엘 학생을 19세 여성이 폭행해 이스라엘 학생이 손가락 등을 다친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뉴욕주 코넬대에서는 한 3학년 학생 캠퍼스 내 코셔(유대인 율법을 따르는 음식) 식당에 총을 쏘겠다는 내용의 글을 한 토론 사이트에 올린 혐의로 연방검찰에 체포됐다.
이처럼 이-팔 전쟁 관련 갈등이 기승을 부리는 소셜미디어(SNS)가 한 몫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이용자들이 더 많은 조회 수와 ‘좋아요’를 얻기 위해 자극적인 내용을 퍼나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용자가 선호하는 내용만 추천하는 SNS 특성 탓에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