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완연한 회복세..부동산 시장도 `기지개`

마이애미·라스베가스 등 부동산 현금거래 급증
주택구매능력·신용카드 이용 증가 등 호신호 잇따라
  • 등록 2011-02-09 오전 11:23:26

    수정 2011-02-09 오전 11:23:26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미국 부동산 시장에 드디어 봄이 찾아온 것일까. 낮은 부동산 가격에 매력을 느낀 투자자들이 부동산 매입에 나서면서 거래가 부쩍 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저평가된 것으로 판단되는 마이애미와 라스베이거스, 시카고 등을 중심으로 현금으로만 부동산을 매입하고 있다.

동시에 미국 소비자들의 주택구매능력도 회복되고 있다. 최근 분석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구매능력은 부동산 거품 형성 이전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동산 시장 뿐 아니라 미국 경제의 분명한 회복을 나타내는 긍정적 신호이기도 하다.

◇ 투자자들 "부동산 가격 매력적"..현금 거래 급증

현금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잉여자금이 많은 투자자들이 앞으로 미국 경제와 부동산 시장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는 증거다. 부동산 포털 질로우닷컴에 따르면 마
▲ 지역별 현금거래 비율(출처 : WSJ)
이애미-포트 로더데일 지역에서 지난 2006년 4분기에 13% 정도에 그쳤던 현금 거래가 지난해에는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로 인해 부동산 가격도 15% 상승했다.

라스베이거스와 플로리다 탬파 등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라스베이거스의 현금 거래는 전체의 42%를 차지했고, 탬파는 44.6%를 기록했다. 전미부동산협회(NAR) 자료에서 미국 전역의 현금거래는 지난해 28%를 기록하며 2008년10월보다 2배 증가했다.

이는 현재 부동산 가격이 충분히 낮은 편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최근 마이애미 비치에서 현금으로 두 채의 콘도미니엄을 구입한 리차드 스토커씨는 앞으로 한 채를 더 구입할 계획이다. 그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었지만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그림 등을 팔아 현금을 마련했다. 그는 "매력적인 가격에 부동산을 매입할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 주택구매능력, 거품형성 이전 수준까지 회복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지난해 미국의 주택구매능력이 거품 형성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무디스는 74개 지역에서 미국 가계의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을 조사했는데, 지난해 9월 말 기준 1.6으로 1989~2003년 사이의 평균치인 1.9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부동산 거품 형성은 통상 2003년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간주된다.

특히 47개 지역에서 주택구매능력은 1989~2003년 사이의 평균치를 나타내거나 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크 잔디 무디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소득을 기초로 본다면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면 지금이 주택구입 적기"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 회복은 부동산 시장 이외에도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인들의 신용카드 사용은 2008년8월 이후 처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 주식·상품시장 등에 비하면 아직 부진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쳤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쉽게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표상으로는 20개 대도시의 주택가격을 측정하는 케이스-쉴러의 11월 주택가격지수가 4개월 연속 하락하며 부진한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또 다우지수와 S&P500지수가 지난 2009년3월 이후 80% 넘게 오른 데 비하면 주택 시장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이 올 연말이나 내년 초쯤 바닥을 칠 것이고, 그에 앞서 주택 가격이 추가 5~10%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지출이 늘고 있고, 현금 위주의 부동산 거래가 늘고 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를 두고 미국 경제의 생기가 되살아나는 또 하나의 신호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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