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육군사관학교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에 대해 “홍범도 장군과 백선엽 장군에 대한 폄훼는 안 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는 국민의 불안감을 공감한다는 뜻을 전했다.
|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기 위해 승강기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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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19일 청문회를 앞두고 이러한 내용이 담긴 939쪽 분량의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서면 답변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후보자는 최근 사회적 논란이 된 이슈들에 대해 대부분 말을 아꼈지만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홍범도·백선엽 장군에 대한 평가를 묻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 후보자는 “홍범도 장군은 우리나라의 독립운동사에서 한 획을 그은 인물로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에 추서된 인물”이라며 “소련 공산당에 입당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를 가지고 공적을 폄훼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백선엽 장군에 대한 평가는 “간도특설대 복무 경력으로 친일 논란이 있었으나 한국전쟁에서 국가에 기여한 큰 업적만은 정치적 진영 논리를 떠나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는 “방류로 인해 우리 국민이 불안함을 느끼는 것을 잘 알고 있고 공감이 가는 면이 없지 않다”면서도 “다만 고도적 정치적 사항인 국가의 외교와 관련된 문제로 대법원장 후보자가 구체적인 개인적 의견을 밝히기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사면에 대한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다만 사면에 대해서는 “사면권은 법치주의를 보완하기 위한 정도에 머물러야지 삼권분립이나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방식으로 행사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특별사면 과정에서 사회 각계각층과 국민적 의견과 관련 국가기관의 의견을 수렴하고, 사면심사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절차적인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지난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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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사태에 대해서는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대법원장 후보자이자 사법부 구성원으로서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법부 구성원 모두가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구체적 타당성과 함께 법적 안정성을 보장해야 하는 항소심 법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신중한 고민 끝에 이루어진 결과물”이라면서도 “결론의 당부와 관계없이, 국민의 법감정에 비춰 미흡한 면이 있었다는 지적과 성폭력 및 가정폭력 피해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은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답혔다.
사법 정책에 대해서도 다양한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재판 지연 문제에 대해 “법관 및 재판보조인력의 수가 충분치 않고 사건의 난이도도 계속 상승하고 있다”며 법관과 재판연구원의 증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제에 대해서는 “법원에 의한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공감한다”며 필요성을 언급했다.법원장 후보추천제에 대해서는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오는 19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