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해제에도 탑승률 저조…여전히 얼어붙은 한·중 바닷길

인천항 4개 항로 탑승률 20% 미만
정원 대비 탑승률 1~2% 머물기도
업계 "경색된 한중 외교관계 영향"
  • 등록 2023-10-04 오전 10:04:44

    수정 2023-10-04 오전 10:32:18

인천과 중국을 운항하는 한중 카페리 (사진=인천항만물류협회)
[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6년여 만의 한한령(한국 단체여행 금지) 해제에도 한국과 중국 양국을 운항하는 국제 여객선(카페리)의 탑승률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절반 수준까지 회복된 항공 노선과 대조적이다.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인천항과 중국을 운항하는 4개 카페리 노선의 평균 탑승률이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인천과 중국을 운항하는 카페리는 지난 8월 12일 칭다오와 웨이하이를 시작으로 같은 달 23일 산둥성 스다오, 지난달 2일 옌타이까지 총 4개 항로에 걸쳐 주 3회 운항 중이다.

지난 8월 12일 가장 먼저 운항이 재개된 인천~칭다오 항로는 평균 탑승인원이 118명으로 탑승률이 18%에 그쳤다. 같은 날 운항을 재개한 웨이하이도 159명이 탑승한 이달 13일이 한 달여 가운데 가장 높은 탑승률(22%)였다.

정원 660명 규모 선박이 투입된 칭다오 항로는 지난달 25일까지 총 37차례 운항하면서 탑승객이 정원의 1%인 6명에 머문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탑승 정원이 724명인 웨이하이 노선은 운항 첫날인 8월 12일과 28일 일일 승선 인원이 30명 내외에 그치며 4%의 탑승률을 기록했다.

4개 항로 중 가장 큰 정원 1500명 규모 선박이 투입된 스다오 노선도 운항 개시(8월 23일) 이후 한 달간 일 기준 최다 탑승객이 500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금까지 스다오 노선 여객선의 최고 탑승률은 28%(421명), 최저는 2%(37명)다.

지난달 2일 운항을 시작한 옌타이 항로의 경우 한때 최대 탑승률이 80%까지 올라갔지만, 선사에서 신규 투입 선박을 홍보하기 위해 운임을 파격적으로 낮추면서 반짝 효과에 그쳤다. 업계에선 운임을 정상화할 경우 탑승률은 더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탑승률이 기대만큼 올라오지 않으면서 운항 노선을 늘리려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실제로 9월 중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던 인천항~렌윈강, 잉커우·다롄, 친황다오 등 노선이 일정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카페리협회 측은 “아직 한중 양국 간 외교관계가 회복되지 않은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난달 개막한 항저우 아시아대회를 계기로 한중 양국의 관계가 호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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