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佛에 5G 부품공장 설립…유럽 공략 '전초기지'

화웨이, 파리에 2억유로 들여 5G 통신장비 공장 설립
美 제재 속에서 영국 진출 성공 이어 유럽 시장 공략
  • 등록 2020-02-28 오전 9:50:11

    수정 2020-02-28 오전 9:50:11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중국 화웨이가 프랑스에 5G 부품 공장을 설립한다고 2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프랑스 공장은 유럽 시장을 공략하는 전초기지가 될 전망이다.

량화 화웨이 이사회 의장은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프랑스에 5G 공장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사진= AFP)
량화 화웨이 이사회 의장은 이날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억유로(약 2600억원)의 비용을 들여 프랑스에 5G 통신장비 공장을 짓는다고 밝혔다. 공장 부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량화 의장은 “전문가들이 부지 선정하고 있다”면서 “공장 설립 일정은 프랑스 당국과 후보 부지의 조건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공장은 화웨이의 유럽 첫 공장으로, 규모는 해외 공장 중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장은 미국의 제재를 피해 유럽 전체에 5G 부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여전히 미국의 제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유럽에서는 5G 인프라 구축을 위해 화웨이에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화웨이는 최근 영국 5G 통신장비 시장 진출에 성공했고, 프랑스는 5G 이동통신망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국 정부는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말 자국 5G 네트워크 구축사업에 화웨이의 참여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사진= AFP)
특히 화웨이의 영국 시장 진출은 유럽 시장 공략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미국과 핵심 정보를 공유하는 동맹국(파이브 아이즈)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핵심 동맹국인 영국이 화웨이를 받아들이면서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연합(EU) 국가 진출에도 ‘청신호’가 들어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전 세계 5G 통신장비시장에서 화웨이는 점유율 30%를 차지하면 1위에 올라있다. 이어 삼성전자(23%), 에릭슨(20%), 노키아(14%) 등이 뒤따르고 있다.

화웨이의 프랑스 공장 설립을 위해 프랑스 정부와 사전 협의를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량 의장은 “(프랑스) 공장은 매년 10억유로(약 1조3000억원)가량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며, 프랑스 정부에 공장 설립과 투자 계획을 이미 설명했다고 했다. 공장은 500여명을 고용해 4G와 5G 무선통신장비 부품을 생산해 유럽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량 의장은 또 △프랑스의 인프라 △유럽의 중심이라는 지리적 이점 △양질의 노동력이 화웨이의 세계적 수준 공장증설 구상과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외국자본 유치에 적극적이라는 점도 화웨이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취임 후 매년 스위스 다보스포럼 개최 직전 외국 기업 대표들을 초청해 프랑스 투자를 권하는 ‘프랑스를 선택해주세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한편, 프랑스는 화웨이를 5G 이동통신망 사업에서 배제하지 않겠다면서도 노키아나 에릭슨 등 유럽 기업에 우선권을 주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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