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영국과 중국 간의 외교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영국 런던 의회가 중국 대사관의 이전 신청을 거부했다.
| (사진=AFP) |
|
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런던 타워햄릿 구의회는 중국 정부가 매입한 영국 조폐국의 옛 부지로 중국대사관을 이전하려는 계획 신청을 논의한 결과 7대0으로 부결했다고 밝혔다. 중국대사관은 이 결정에 항소할 수 있다.
의회 측은 지역 주민들의 안전·보안 및 추가적인 교통 혼잡 우려, 역사적 자산에 대한 잠재적인 영향, 관광지로서의 매력 등을 이유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중국대사관은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2018년 5월 매물로 나온 영국 조폐국인 로얄민트의 옛 부지 약 5.2에이커 규모를 2억5500만파운드(약 4000억원)에 매입했다. 중국대사관은 이 곳을 리모델링해 이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의 반대가 거셌다. 중국 대사관에서 벌어지는 시위와 잠재적인 테러 발생 위험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구의회에는 주민들의 반대 의견이 50건 넘게 접수됐다. 특히 이곳 조폐국은 1810년부터 1975년까지 영국이 동전 등을 생산했던 역사적인 곳이기도 하다.
영국 의회의 중국대사관 이전 거부는 최근 중국과 영국 양국 간의 관계 악화 속에 나온 조치라 주목된다. 중국과 영국은 신장위구르자치구, 홍콩, 대만 등 문제를 놓고 대립하고 있다. 특히 중국 경찰이 지난달 말 상하이에서 코로나19 방역 반대 시위를 취재하던 BBC 방송 기자를 폭행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양국 관계는 더욱 악화되는 모습이다.
영국 정부는 신규 원자력발전소를 짓는 프로젝트에서 중국 국영 기업을 배제하는 등 탈(脫)중국 가속화에 나서고 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주요 외교 정책 연설에서 중국이 영국의 이익과 가치를 위협하고 있다며 “양국의 황금시대는 끝났다”고 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