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불황 직격탄 속에서도 `잘 달렸다`

노버트 라이트호퍼 BMW그룹 회장 기자회견
럭셔리 카 시장 침체에도 지난해 세전 이익 증가
"올해 판매 130만대 목표..전기차, 소형차 확대"
  • 등록 2010-03-18 오후 1:22:51

    수정 2010-03-18 오후 1:22:51

[뮌헨=이데일리 김보리 기자] BMW그룹이 지난해 경제 침체 속에서도 세전 이익을 늘리는 등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글로벌 경제 위기로 럭셔리카 수요가 직격탄을 맞은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선방했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바로 `넘버원`전략으로 불리는 비용절감·효율화 노력이 있어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노버트 라이트호퍼 BMW그룹 회장도 지난 16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연례 기자회견에서 "BMW는 전세계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전하는 등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의 선두 주자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고 말했다.

◇ BMW 경제 침체로 럭셔리카 직격탄에도 `선방`

BMW의 지난해 순익은 2억1000만 유로(3242억원).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억6700만 유로를 크게 상회한 수준이다. 배당 또한 보통주 당 30센트로 시장 전망치인 25센트보다 높게 결정됐다.

▲노버트 라이트호퍼 BMW그룹 회장
세전이익은 4억1300만 유로로 전년비 17.7% 상승했다. 순이익은 세율부담으로 전년비 36.4% 감소한 2억1000만 유로, 매출은 4.7% 줄어든 506억8100만 유로를 기록했다. 지난해 독일 정부가 시행한 중고차 보조금 정책 혜택이 중소형차에 몰려 BMW는 수혜주가 되지 못했음을 고려하면 선전했다는 게 일관된 분석이다.

이런 배경에는 `넘버원`이라 불리는 BMW의 위기 관리 능력이 있었다. 본사 마케팅 임원과 재무 임원을 맞바꿔 서로 개선할 사항을 지적하도록 했고, 고비용이 드는 F1진출을 포기하는 대신 실속을 택했다.

BMW는 비용 절감을 위해 지난해 초 메르세데스-벤츠 등을 생산하는 다임러와 부품 공동 구매를 더욱 확대키로 했다. 비용 절감을 위해 경쟁사와도 손을 잡겠다는 설명이다. 라이트호퍼 회장은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도 다임러와 부품 공유를 확대해 더욱 비용 개선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BMW는 지난해 위기 관리로 인한 군살 빼기로 올해부턴 공격적인 판매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라이트호퍼 회장은 "올해는 130만대 이상의 총 판매대수를 기록, 한 자리수의 성장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올해 이후 부분 변경 모델을 포함해 17개 모델을 내놓고, 2014년까지 160만대를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전기차+소형차`..선두주자를 위한 필수 요건

라이트호퍼 회장은 2020년까지 전기차를 최대 15%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호퍼 회장은 2020년까지 내연 기관 자동차가 여전히 85%이상을 차지하겠지만, 전기차는 새로운 도심 교통 수단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BMW그룹은 현재 순수전기차인 `미니E`를 미국 로스앤젤레스, 독일 뮌헨 등 부근에서 500대를 시험 운행 중이며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한 `액티브E` 600대도 도심 테스터를 준비 중에 있다. 한국 시장에도 올 하반기 마일드 하이브리드 방식의 액티브 하이브리드 7시리즈와 풀 하이브리드인 X6를 출시할 계획.
 
▲ 라이트호퍼 회장이 전기차 콘셉트카 `비전 이피션트 다이내믹스`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BMW는 또 비행기 소재를 도입, 차량 경량화를 통해 연비 향상을 이룬다는 방침이다. 호퍼 회장은 "BMW는 바커스도르프에 SGL그룹과 합작회사를 지어 비행기 소재로 쓰이는 카본을 이용한 차체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소형차 시장 또한 더욱 확대될 계획이다. 미니와 1시리즈로 대별되는 소형 시장은 매년 4%~6%씩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형차 시장은 마진율이 낮아 현재 하고 있는 PSA와 엔진 공유 등을 통해 수익률을 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이트호퍼 회장은 "2014년에는 소형차가 지금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플랫폼으로 나올 것"이라면서 "소형차를 전륜과 4륜 방식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 中·인도 시장 무섭게 성장.."한국 효자 시장"

BMW그룹은 특히 아시아·중동의 무서운 성장세를 강조했다. 아시아는 그룹 전체 판매의 14%를 차지하며 북미와 유럽에 이어 비중있는 시장 중 하나.

지난해 BMW와 미니 브랜드는 중국에서 9만536대 판매되며, 전년비 37.5% 증가세를 기록했다. 지난 1월 중국에서 BMW는 1만1369대가 판매되며 처음으로 월 기준 판매량 1만대를 돌파했다. 7시리즈는 지난 1월 한 달 동안 무려 1432대가 팔리며 전년비 56% 증가세를 보였다.

한국 또한 BMW그룹의 효자 시장이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 판매 부문 전체 1위를 차지했다. BMW와 미니는 각각 9652대, 1442대가 판매되며 전년이 16.1%의 증가세를 보였다. BMW 그룹 코리아는 국내 수입차 업계에서 점유율 23.8%로 3년 연속 프리미엄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또 중국, 미국, 독일에 이어 세계 네번째의 7시리즈 시장이기도 하다.

라이트호퍼 회장은 기자회견 후 한국 기자들을 만나 "뉴5시리즈는 한국 시장에서도 인기를 끌 것"이라며 "한국 시장은 높은 성장세로 매우 선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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