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향기 못지않게 안성을 그윽하게 적시는 것이 바로 '물의 향기'다. 안성엔 크고 작은 호수가 60개가 넘는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경기 남부 곡식 생산에 중요역할을 했던 그 저수지들이다. 요즘 이 호수에는 다양한 민물고기가 자라고 있어 강태공들이 즐겨찾는 낚시명소로 이름을 날리고 있을 뿐 아니라 빼어난 경관을 자랑해 나들이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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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화를 연상시키는 고삼호수
고삼면에 위치한 고삼호수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섬'의 주 무대로 알려지면서 낚시터의 명성에 덧붙여 관광코스로도 이름을 떨치기 시작했다.
이른 아침에 피어나는 물안개 속에 떠 있는 수상 좌대, 밤새워 낚시에 골몰하는 강태공들의 모습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킨다. 한가로이 호수를 배회하는 왜가리나 수면 위에 비친 주변 풍경 위로 어른거리는 낚싯배도 이 같은 그윽한 아름다움에 한몫을 더한다.
'육지 속의 바다'라고 불릴 만큼 넓은 데다 주변에 오염원이 없고 수초가 풍부해 붕어·잉어 등 물고기들의 입질이 좋아 낚시꾼들이 자주 찾는다.
연인과 함께 왔다면 호수를 옆에 끼고 드라이브를 하거나 정자에 올라 호수를 바라보는 것도 좋겠다.
고삼호수 북쪽에 자리 잡은 미리내 성지는 김대건 신부의 유해를 모신 한국 천주교회의 대표적인 성지로 김대건 신부의 종아리뼈와 14처 모자이크화를 볼 수 있다.
금광면 금광호수는 고삼호수와 함께 안성8경 중 하나다. V자 계곡형 호수인 이곳은 가을엔 철새들의 보금자리가 돼 새들이 펼치는 군무를 볼 수 있다. 봄철엔 최상류 수초밭에서 떡붕어가 많이 잡히며 겨울철엔 빙어 낚시터로 유명하다.
호수 바로 옆에 있는 청학대 미술관에선 호수를 배경으로 서 있는 조각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인근의 안성문화마을에서는 공예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경치 좋은 곳마다 이색적인 찻집이 자리해 있어 주말나들이 코스로 좋다.
호수를 지나 시골길을 달리면 임꺽정과 어사 박문수 이야기의 배경이 된 칠장사가 나온다. 일곱 현인의 화신을 봉안한 칠장사 나한전은 어사 박문수의 어머니가 유과를 올리고 기도를 드려 아들이 장원급제를 한 기도처로 알려져 지금도 입시철이 되면 과자공양이 끊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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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예술 관심 있다면 용설호수로
53만㎡ 규모의 중형급 호수인 죽산면 용설호수는 서울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곳 중 몇 안 남은 토종 붕어터다. 잡히는 물고기의 90%가 참붕어다. 오염원이 전혀 없고 주변이 황토로 돼 있어 붕어·잉어의 자생력이 왕성하다.
◆남사당패의 본거지 청룡사가 있는 청룡호수
청룡호수를 품고 있는 서운면은 거봉포도의 주산지다. 포도송이가 매달린 과수원 길을 달리다 보면 끝자락에 청룡호수가 자리 잡고 있다. 고지대에 위치한 계곡형 저수지라 수질이 깨끗하고 주변경관이 수려하며 수상스키·모터보트·바나나보트·오리보트 등 수상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호수 안쪽 깊숙한 곳에 청룡사가 둥지를 틀고 있다. 이곳은 남사당패의 본거지로 알려져 있다. 전국을 떠돌던 남사당패가 겨울을 나기 위해 이곳에 모여 고단한 삶을 쉬었다는 얘기다. 개울 건너 남사당 마을이 있고, 남사당패의 최고봉인 바우덕이의 묘가 청룡사 초입에 자리 잡고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태평무전수관에서 열리는 토요전통무용 상설무대는 우리 춤을 쉽게 감상하고 느낄 수 있도록 태평무·부채춤·장고춤·즉흥무·북춤 등 20여가지의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으며, 3개월에 한 번씩 교체 진행된다. 문의: 안성시 문화관광정보센터(http://tour.anseong.go.kr, 031-677-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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