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C카드 `비밀번호 이원화` 논란

  • 등록 2004-03-29 오후 12:04:08

    수정 2004-03-29 오후 12:04:08

[edaily 이경탑기자] 금융기관의 IC칩카드 본격 발급을 앞두고 금융당국과 은행권간에 금융IC카드내 비밀번호 이원화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IC칩카드 발급과 관련해 이달초부터 6월까지 시범적으로 기존 마그네틱(MS)카드의 IC칩카드로의 전환 작업을 시작한 데 이어 오는 7월부터 IC카드 본격 발급에 나설 방침이다. 올해와 내년도 각각 기존 플라스틱카드 사용자의 절반씩을 IC카드로 교체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당초 금감원과 은행권은 IC칩 현금카드에 개인식별번호(PIN)를 도입하지 않고 비밀번호만 적용하기로 했다. 국민 우리 등 10개 은행이 현재 여의도 지역을 중심으로 500∼1000명씩의 IC카드 사용자에게 시범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도 이같은 기준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금감원은 시범사업 과정에서 복수계좌 IC칩 현금카드로 거래할 경우, 고객의 계좌 정보가 화면에 나타나 분실시 계좌번호가 유출될 위험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PIN과 계좌의 비밀번호를 이중화하겠다고 나섰다. 문제는 금감원이 단수계좌 IC칩 현금카드는 `비밀번호"만을, 복수계좌의 경우 `PIN과 비밀번호" 모두를 입력토록 하는 `비밀번호 이원화"를 요구하면서부터 제기됐다. 은행권도 PIN 비밀번호 도입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단수와 복수계좌에 따라 비밀번호 운영체계를 달리하도록 요구함에 따라 전산개발상에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투자됨은 물론 사후관리에도 어려움이 따를 수 있어, 이를 통일해달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감독당국의 IC칩 발급계획이 기존 MS카드의 IC카드 전환발급에만 급급해 있다"며 "IC카드에 향후 교통카드 등 다양한 정보가 추가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수 혹은 복수계좌에 무관하게 PIN과 계좌 비밀번호를 이중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객들이 IC칩 카드를 사용할 때는 PIN과 비밀번호를 동시에 이용한다는 인식을 지금부터 갖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금감원은 "노년층과 같이 전자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PIN과 비밀번호를 동시에 입력할 경우 불편이 뒤따른다"며 은행권의 이같은 요구가 지나친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양측은 지난 24일 금감원 회의에 이어 이번주 관련회의를 재차 열어 이 문제를 매듭지을 방침이다. 국민 우리 신한하나조흥외환한미은행 등 대다수 시중은행들은 이 문제가 매듭될 때까지 IC칩 현금카드 발급 일정을 잠정 연기키로 했다. 한편 은행과 신용카드사들은 IC칩 신용카드와 관련한 인프라 미비로 올 상반기 발급이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카드사의 경우, 현실적으로 IC칩 신용카드를 인식할 수 있는 조회기를 상반기 중 전국 가맹점에 설치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여기에 IC칩 카드 발급비용이 기존 마그네틱(MS)카드에 비해 20배 이상 많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카드업계는 올해 IC칩 카드 전체 발급비용을 400억원 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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