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황치=이데일리 피용익기자] "6시간만 가면 된다더니 너무하는 거 아니야?"
"유전개발을 도대체 어디서 하고 있다는 말인가요?"
네이멍구(內蒙古) 샹황치현 빠옌따라 유전개발 현장까지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베이징 CTS호텔(中旅大厦)에서 15일(현지시간) 오전 6시30분에 출발한 미니버스는 이미 10시간째 비포장도로와 고속도로가 반복되는 길을 엉금엉금 기어가고 있었다. 차창 밖에는 나무 한 그루 없는 똑같은 초원지대가 끝도 없이 이어졌다. 소액주주들과 언론사 취재단이 탑승한 차량 여기저기에서 불만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 ▲ 유전시찰단이 이용한 미니버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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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코스닥 시장에서는 유전개발을 한답시고 주가를 조작하는 행위가 빈번했고, 따라서
폴켐(033190)의 사업 계획에 대해서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이러한 의혹을 해소시켜주겠다며 일반주주 5명과 언론사 기자 4명 등 총 17명이 함께 떠난 시찰단. 그러나 아무리 가도 굴착기 하나 보이지 않자 의혹은 오히려 더해갔다.
오후 5시. 해가 지면서 네이멍구의 초원은 석양으로 붉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기온은 점점 떨어져 온도계는 영하 19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운전기사는 유전개발 현장까지는 아직도 1시간을 더 가야 한다고 했다. 도착할 때쯤이면 어둠과 추위 때문에 현장을 보기도 쉽지 않을 터. 때마침 미니버스를 에스코트하던 아우디A6 승용차가 타이어 고장으로 멈춰서자 주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 ▲ 원유에서 분리된 가스를 태우는 불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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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거리인 샹황치현 중심지로 되돌아가 하루밤을 묵고 아침에 다시 오자는 의견과 밤늦게라도 기름이 나오는 것을 확인해야겠다는 의견이 맞섰다. 논쟁 끝에 결국 늦게라도 유전개발 현장을 시찰하고 난 후 다음 일정을 결정하기로 했다. 밤늦게라도 유전개발 현장을 보고 의혹을 풀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이다.
미니버스로 30분 정도 더 달리자 초원 한편에 불빛이 보였다. 원유에서 분리된 가스를 태우는 불길. 근방에서 원유를 생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베이징에서 출발한지 정확히 11시간만에 드디어 북경중유의 빠옌따라 유전개발 현장에 도착한 것이다.
미니버스에서 내리자 차가운 바람 탓에 체감온도는 영하 20도 밑으로 떨어졌다. 가만히 서 있어도 발이 꽁꽁 얼 듯한 혹독한 추위였다. 북경중유의 현장소장인 탄창꾸이 총공정사는 폴켐 주주 일행이 몸을 녹일 수 있도록 컨테이너박스로 안내했다. 그곳은 원유에서 분리된 천연가스를 이용해 난방을 하고 있었다.
몸을 간단히 녹인 후 폴켐 소액주주들과 언론사 취재진은 유전개발 현장을 시찰했다. 굴착을 완료한 3개 유정에서 올라오는 원유는 파이프를 통해 한 탱크에 모아진 후 천연가스와 이물질을 분리한 후 50톤 규모의 2개 원유 탱크에 저장되고 있었다.
| ▲ 대기중인 정유사 유조차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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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개발 현장 경력이 20년이라는 탄창꾸이 총공정사는 "빠옌따라 유전에서는 현재 3개 유정(油井)에서 하루 80톤의 원유가 생산되고 있다"며 "제1유정에서 50톤, 제2유정과 제3유정에서 각각 20톤, 10톤의 원유가 생산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산된 원유는 가스를 분리하는 과정을 거쳐 2개 저장탱크에 나눠 보관하고 있다"며 "현지 정유회사에서 이틀에 세번씩 차량을 보내 원유를 구입해 간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전개발 현장 입구에는 정유회사에서 보내 온 유조트럭 2대가 대기중이었다.
현장에서 들은 빠옌따라 유전의 역사는 흥미로웠다. 1997년 우라늄을 개발하려던 한 기업의 탐사팀이 굴착 과정에서 우연히 석유를 발견했다. 이를 알게 된 중국석유가 유정을 뚫었지만 생산되는 석유가 소량에 그치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러던 중 1999년 중국석유가 구조조정되면서 이 지역을 담당하던 부서가 사라지고 유가가 하락하자 개발팀을 철수했다.
이대로 방치됐던 빠옌따라 유전에 대한 개발권을 확보한 것은 샨시옌창유전이었다. 중소규모 석유회사를 합병해 2005년 설립된 옌창유전은 중국석유, 중국석화 등이 개발하지 않은 유전을 닥치는 대로 확보해 나갔고, 그 과정에서 빠옌따라 유전을 손에 넣은 것이다. 다만 옌창유전이 직접 나서기에는 규모가 작아 북경중유에 라이센스를 줬다.
| ▲ 탄창꾸이 총공정사(오른쪽)가 기자에게 원유분리기 앞에서 설명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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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창꾸이 총공정사는 "네이멍구 일대에서는 중국석유, 중국석화 등 대형 석유회사들이 대대적으로 유전개발을 하고 있다"며 "빠옌따라 유전의 경우 규모가 크지 않아 대기업이 외면하고 있던 것을 샨시옌창유전으로부터 개발권을 라이센스받아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규모는 크지 않지만 경제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빠옌따라 유전 3개 유정에서 생산중인 원유를 연간 300일 판매할 경우 매출액은 약 120억원이다. 내년에 추가 굴착하게 될 40개 유정에서 원유가 생산되면 매출은 급격히 늘어나게 된다. 연간 예상수익은 개발 1차년도에 195억원, 2차년도부터 324억원에 달한다.
북경중유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면서 폴켐의 유전개발에 대한 의혹은 어느 정도 해소됐다. 적어도 유전 현장에서 기름이 나오고 있다는 것은 확인이 된 것이다. 앞으로 남은 것은 북경중유와 폴켐이 계획대로 합자회사 설립 본계약을 체결하고, 내년중 40개 유정을 추가로 굴착하는 것이다. 계획대로라면 장기적으로 사업성은 긍정적으로 판단된다.
유전개발 현장을 다음날 오전 다시 둘러보기로 하고 일단 철수했다. 차창 밖으로 내다본 네이멍구의 밤 하늘에는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별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땅 아래에는 그만큼의 유정이 숨어있지 않을까.
◇빠옌따라 유전개발 현장 사진
다음은 방문 다음날인 16일 오전에 촬영한 유전개발 현장 사진들이다.
| ▲ 빠옌따라 유전 1호유정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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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호유정 압력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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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유 저장탱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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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유분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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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시 원유 저장탱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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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호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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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호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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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경중유 현장 기술자들과 폴켐 관계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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