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가격 인상 부른 '구글 인앱결제 강제' 시작…쟁점은?

구글, 예고한 대로 6월 1일부터 앱삭제정책 시행
고율의 수수료, 앱가격 13~20% 인상으로 이어져
실정법 무력화...구글 결제시스템 범위, 수수료 강제가 쟁점
결국 행정소송까지 갈 듯
국회, 구글뿐 아니라 방통위도 질타..추가 입법 언급도
  • 등록 2022-06-01 오후 4:29:06

    수정 2022-06-01 오후 11:03:36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6월 1일부터 구글이 자사 결제정책을 따르지 않은 앱 퇴출을 시작하면서, 작년에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대한민국 ‘인앱결제강제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을 무력화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아직 실제로 앱을 삭제당한 기업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구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개발사들은 구글 방식을 수용하고 고율의 수수료를 내는 대신 콘텐츠 이용료를 13~20% 인상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실태점검 이후 시정명령을 통해 바로잡을 수 있다고 하지만, 국회는 방통위 대처가 안이하다고 질타했다.

그런데, 방통위가 구글의 위법 사실을 제재한다 해도 결국 법원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구글은 ①자신의 웹결제 아웃링크(제3자)방식이 인앱결제만 쓰도록 강제하지 말라는 법을 따르고 있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구글은 또 ②수수료 문제는 법률로 직접 규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어디까지가 구글 결제시스템일까?

방통위는 5월 17일부터 구글, 애플, 원스토어를 상대로 실태점검을 진행 중이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구글의 결제정책 자체가 전기통신사업법을 위반했다고 신고한 뒤 이뤄진 조치다. 여기서 법 위반 혐의가 드러나면 사실조사로 전환되고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진다.

그런데 구글과 애플은 결제방식 선택만 제3 자에서 하고 결제는 앱내에서 이뤄지는 것만으로도 앱마켓 사업자의 결제시스템을 강제하지 못하게 한 입법 취지를 따랐다는 견해다. 하지만 개발자들은 구글의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쓰도록 하는 것 자체가 특정한 결제시스템을 강제하는 행위라고 비판한다.

구글의 제3자 결제방식을 따르면 비구독 앱은 26%의 수수료를, 구독 앱은 11%의 수수료를 구글에 내야 한다. 하지만, 앱 개발사들은 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는 다른 제3자 결제방식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최경진 가천대 법대 교수는 “구글은 아웃링크 방식 결제에 있어서도 자사의 API(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를 붙이게 했는데 이를 어떻게 볼지가 논란”이라면서 “경쟁환경 조성과 이용자 선택권 강화라는 법의 치지를 고려하면 이런 방식은 위법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게 다수의견”이라고 말했다.

수수료, 불공정 약관으로 규제 가능할까?

또 한가지 쟁점은 콘텐츠 가격 인상의 원인이 되고 있는 고율의 수수료 문제다. 국내 OTT나 웹툰 회사들이 구글식 제3자 결제에 따르면서 줄줄이 소비자 가격을 인상해 이용자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에는 수수료 자체를 규율할 조문은 없다. 다만, 앱 개발사들이 울며겨자먹기로 고율 수수료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경쟁제한적 상황이 있었는가, 구글 플레이의 약관이 불공정한 것은 아닌가 등을 두고 기존 전기통신사업법의 법 조문이 활용될 여지는 있다. 김현수 KISDI 플랫폼정책연구센터 연구위원은 “프랑스 상사법원에서 구글의 30% 수수료 자체와 일방적인 계약 내용 변경 등을 불공정하다고 판결한 사례가 있다”면서 “우리도 기존의 전기통신사업법상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는 걸 규제하는 법조문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행정소송이 예견됨에도 방통위가 적극 행정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국회도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입법을 하겠다고 했다.

김영식 의원(국민의힘)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이 마무리되는 즉시, 과방위 상임위 개최하여 앱마켓 생태계 관계자들을 소환하여 문제 해결을 위한 청문회 자리를 마련하는 등 국내법을 무시하고 독과점을 통해 수수료를 강제징수하는 구글에 대한 강력한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방통위는 부처의 사활을 걸고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입법도 적극 추진할 것이다. 뜻을 같이하는 미국, EU 등 외국의 입법기관, 규제당국, NGO들과 연대해 앱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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