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20대 총선 참패라는 미묘한 시점에 방한한 반 총장은 가는 곳마다 화제를 뿌리며 ‘반기문 대망론’을 활활 타오르게 만들었다. 방한 첫날인 25일 제주포럼에서 파격적인 대선출마 시사 발언으로 스스로 대망론에 불을 지핀 데 이어 28일에는 김종필(JP) 전 자민련 총재를 예방하며 대권행보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 총장의 대권행보는 1년 7개월 앞으로 여야의 대선시계를 앞당겼다. 차기주자 구인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새누리당에게는 희망의 싹을 틔웠다. 총선 참패 이후 친박·비박 계파갈등에 따른 내분상황에서 벗어나 ‘반기문 카드’면 가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안긴 것. 반면 차기 지형에서 압도적 우위를 지켜온 야권은 극도의 경계심을 표출하며 반기문 때리기에 나섰다. 과거 “노무현 DNA가 흐른다”며 반 총장 영입에 공을 들이던 것과 비교하면 정반대의 태도다. 아울러 야권의 유력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반기문 대망론에 대해 노코멘트로 일관하며 경계감을 드러냈다.
29일에도 파격행보는 이어졌다. 이날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킨텍스에서 열리는 ‘2016 국제로타리 세계대회’에 참석한 데 이어 오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안동 하회마을을 류성룡 선생의 고택인 충효당을 찾았다. 방명록에는 “유서깊은 세계문화유상인 하회마을 충효당을 찾아 우리 민족이 살신성인의 귀감이 되신 서애 류성룡 선생님의 조국에 대한 깊은 사랑과 투철한 사명감을 우리 모두 기려나가기를 빈다”고 적었다. 이후 오찬 자리에는 김관용 경북지사,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했다. 충청 출신의 반 총장이 전날 JP와의 회동에 이어 이른바 대구경북(TK)지역에서 집권여당의 주요 당직자들과 접촉하면서 이른바 충청·TK 연대를 통한 차기 집권 시나리오가 가동될 것이라는 관측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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