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장삼 앞면(사진=국가유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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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대(사진=국가유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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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장삼 뒷면(사진=국가유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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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은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 중인 ‘복온공주가 홍장삼과 대대’(福溫公主家 紅長衫과 大帶)를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고 27일 밝혔다.
‘복온공주가 홍장삼과 대대’는 조선 제23대 왕 순조의 딸인 복온공주(1818~1832)의 혼례복에서 유래한 유물이다. 홍장삼은 앞과 뒤를 정교하고 아름다운 자수로 장식한 예복을, 대대는 홍장삼을 착용할 때 가슴 부분에 두르는 폭이 좁고 긴 장식띠를 뜻한다. 조선 왕실에서 홍장삼은 후궁, 공주, 옹주, 왕자 부인 등이 혼례복으로 착용했다.
복온공주는 1818년(순조18) 순조와 순원왕후 김씨의 둘째 딸로 태어나 1830년(순조30) 4월 창녕위(昌寧尉) 김병주(1819~1853)와 가례(嘉禮)를 올렸다. 복온공주 가례의 준비 내용과 진행 절차 등을 기록한 ‘복온공주가례등록’(福溫公主嘉禮謄錄)에서 공주의 혼례용 예복으로 홍장삼을 준비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복온공주는 불과 2년 뒤인 1832년 세상을 떠났으나 홍장삼은 김병주의 후손들에게 전해졌다. 이후 신분이 낮은 사람이 혼례 때에는 신분을 초월해 최고의 옷을 입도록 허용하는 섭성(攝盛) 풍속에 따라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집안의 혼례복으로 쓰였다.
‘복온공주가 홍장삼과 대대’는 왕실 기록 속 홍장삼의 실체를 보여주는 현존 유일의 예로 조선왕실 복식문화와 궁중자수 연구에 있어 사료적·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병주의 후손들이 혼례용으로 착용하는 과정에서 수선에 따른 변화가 일어나 현재 옷의 형태와 구성법, 자수 문양 등은 19세기 말~20세기 초 형태로 추정되지만 유래와 전승 과정이 명확하고 조선후기 공주 가례용 홍장삼의 무늬와 자수 기법, 직물 종류 등을 알 수 있는 만큼 귀중한 사료로 여겨진다.
홍장삼 앞뒷면을 장식한 아름다운 도안과 화사한 색상, 다양한 장식 기법들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 조형적으로 뛰어나다. 홍장삼의 대대는 오호로병문(五葫蘆甁紋) 등이 직조된 비단에 암수가 짝을 이룬 봉황문을 교대로 부금(付金)해 장식했다. 이외에도 화초, 과실, 보배, 나비 등 전통 문양과 색상 등을 확인할 수 있어 다양한 분야의 전통 공예 연구와 복원을 위한 실물 자료로서 큰 의미가 있다고 국가유산청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