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CEO 최종 후보 김영섭…신중 모드, 업무 파악 들어가

별도의 소감문 내지 않고 업무 파악 나서
CEO 후보자 2명 사퇴 고려한듯, 이른 경영정상화 의지
경쟁사 출신도 잘 할 수 있어…“PT 제일 잘했다”
디지털전환(DX) 전문가…LG CNS 다이나믹한 실적 개선
소액주주모임, 주주 공개서한 움직임..기대하는 글 많아
  • 등록 2023-08-06 오후 4:16:28

    수정 2023-08-06 오후 7:55:58

디자인=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재계 순위 12위, 계열사 52개, 5만 8,000여 명이 일하는 KT 그룹 대표이사(CEO) 최종 후보에 디지털전환(DX) 전문가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이 선임됐지만, 이사회도 본인도 신중한 모습이다.

지배구조 리스크로 구현모·윤경림 등 두 명의 CEO 후보가 사퇴하는 등 흔들려온 만큼, 최대한 몸을 낮추려는 모습이 감지된다. 다만, KT비서실 주도로 사업부문별 CEO 내정자 보고자료를 준비하는 등 물밑에선 분주하다.

김영섭 CEO 최종 후보는 지난 4일 KT 이사회(의장 윤종수)가 이달 말 임시주주총회에 올릴 CEO 후보로 발표했지만, 별도의 소감문을 내진 않았다. 주총이 남아 있는데다 이번에 CEO로서 정당성을 강화하기 위해 주총 의결 기준이 참여 주식 수 50% 이상→60% 이상로 높아진 이유에서다. 김 후보자가 KT를 어떻게 이끌 지에 대한 비전과 직무 계획은 이달 말 주총 이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T 임직원들은 긴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석채·황창규 등 외부에서 온 CEO들이 경영에서 꼭 성공했다고 보긴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주주가치 제고와 실적을 보면, 2019년 KT 공채 출신으로 CEO가 된 구현모 전 대표 때가 가장 좋았다. 구 전 대표는 KT의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의 변신을 주도한 덕분에 2019년 취임 전 1만 9,800원이었던 주가를 3만 8,000원대로 올려놓았다. 다시 맞은 외부 출신 CEO에 대해 KT 임직원들과 주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현재 KT주가는 3만 750원이다.

경쟁사 출신이라도 잘 할 수 있어…“PT 제일 잘했다”

KT 전 CEO A씨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한 때 김신배 전 SKT 사장을 CEO로 모시자는 이야기도 있었다. 경쟁사 출신이라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했다.

지난 4일 안다즈 강남호텔에서 9시 50분부터 이뤄진 심층 면접 심사 때, 김영섭 후보가 제일 잘했다고 평가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7월 27일 비대면 면접 때보다 준비가 훨씬 잘 돼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외이사들이 이견 없이 김 후보를 최종 후보로 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심층 면접은 프레젠테이션 20분, 이사들과 토론 60분으로 진행됐다. 차상균 서울대 교수, 박윤영 전 KT 사장, 김영섭 전 사장 순이었다.

윤종수 KT 이사회 의장은 “김영섭 후보는 KT가 글로벌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미래 비전과,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명확히 제시했다. 임직원들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며, 대내외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적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최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했다.

LG CNS 실적 개선…소액주주모임 기대 분위기

김영섭 후보자는 2015년부터 2022년 11월까지 LG CNS CEO로 일하면서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으로 역동적인 실적 향상을 이끌었다. LG그룹 전산 의존도를 줄인 일이나, IT서비스에 집중하려고 ATM사업부를 물적 분할하는 등 사업구조 조정 전문가이기도 하다.

소감문을 내지 않다 보니 그의 경영 비전이나 후속 인사를 궁금해하는 직원들이 많다. KT 전 CEO B씨는 “KT는 조직이 방대하고 복잡해 혼자 하긴 어렵다. 먼저 자존감이 떨어진 임직원들의 마음을 잡는 데 관심을 뒀으면 한다”고 했다.

네이버 카페 ‘KT주주모임’은 KT CEO 최종 후보가 된 김영섭 전 LG CNS 사장에게 주주 공개서한을 보내는 걸 추진하고 있다. △KT의 핵심역량 강화, 신사업 확대 전략△소액주주 의사 반영을 위한 개선 방안△채용비리, 광고비 부당집행 등 부실 경영 방지 대책 등이 궁금하다는 것이다.

다만, 지난해 말 국민연금이 KT 지배구조를 흔들었을 때와는 다른 분위기다. 김영섭 후보자에 기대하는 글들이 많다.

‘KT주주모임’ 카페에는 ‘주요언론에서 경영경험·ICT 전문성 겸비하신 분이라니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해 찬성표를 던지자’, ‘이번 사태가 낙하산 인사를 앉히려는 정치권의 개입으로 촉발됐다는 게 일반적인 국민감정이고 주주가치는 물론 기업경영에도 막대한 손실이 발생한 점을 고려해 하루속히 경영진이 진용을 갖추고 경영정상화에 진력해야 한다’, ‘LG유플러스와의 경쟁에서 유리하진 않을까. 구조조정 전문가라니 방만한 기업 슬림화 진행도 하면 주가에는 유리하게 적용되지 않을까’라는 글들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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