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연일 자신의 ‘친정’이자 ‘전공’인 언론을 향해 서운함을 토로하는 점도 주목된다. 문 후보자는 자진사퇴 촉구 분위기가 흐르는 여야 정치권보다 연일 언론을 두고 “서운하다” “답답하다”고 토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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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후보자는 이날 ‘개인적인 소명의 기회가 없을 것 같아 어제 소명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오늘은 국회 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이니 정홍원 총리님이 질의·응답하는 것을 공부해야 한다”면서 “혹시 인사청문회에 가게 돼서도 비슷한 문제가 제기될 테니 그것을 보는 것 자체가 공부다”라고 말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드러낸 것이다. 문 후보자는 또 기자들에게 자신의 가방을 들려주면서 “얼마나 무겁냐. 이거 다 읽어야 한다. 저를 이해해 달라”고 했다.
문 후보자는 이어 “위안부 문제는 반윤리적 범죄행위다. 일본은 온 세계가 다 분노하고 있는 반인륜적 범죄행위도 사과를 안 하려고 하지 않느냐”면서 “제 본심은 진심으로 사과해라, 배상문제는 차후의 문제라 진심으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인사청문회 통과를 낙관하느냐’는 질문에는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고 사무실로 들어가, 국민여론이 부정적으로 흐르고 있는데 대해 복잡한 심경임을 암시하기도 했다.
실제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사흘간 전국 성인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6월 넷째주 정례조사를 보면, 문 후보자가 총리로서 적합하느냐는 질문에 9%만이 적합하다고 봤다. 적합하지 않다는 응답은 64%였다.
야당은 문 후보자에 대해 이미 ‘회생불가’ 판정을 내린 상태다. 공세의 방점이 문 후보자에서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 등으로 넘어가고 있다. 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인사는 총체적으로 낡은 인사인데, 그 가운데 3분(문창극·김명수·이병기)은 결단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자는 일단 박 대통령이 귀국하는 21일까지는 출퇴근 메시지 형태로 사퇴불가 입장을 피력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박 대통령이 임명동의안을 재가하지 않는다면 문 후보자로서도 딱히 방법이 마땅치 않다.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박 대통령과 교감이 있은 후 자진사퇴하는 쪽으로 선회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