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이정훈기자]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3일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로부터의 충격이 경제에 가해질 경우 금리인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우리 경제는 성장과 안정 모두가 괜찮으면서도 문제가 있는 불확실한 균형상태"라고 말하고 "성장 또는 안정에 문제가 생기면 문제가 생긴 쪽을 더 뒷받침하는 쪽으로 올해 통화신용정책을 쓰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총재는 앞서 발표한 신년사에서 "성장률이 잠재수준을 밑돌지 않도록 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총재는 "잠재능력 이상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전망을 갖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는 금리인하를 생각 않고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금리는 항상 올리거나 내리는 것이 가능하며,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충격이 있다면 즉각적이고 신속하게 대처해 국내시장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 핵문제는 올해 한국경제의 최대 변수"라면서 "한반도의 평화가 위협받을 경우에는 외국인 투자와 소비, 수출 등이 결정적 타격을 입는 등 한국경제에 심각한 충격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음은 박승 총재와의 일문일답)
- 최근 얘기되고 있는 디노미네이션에 대해.
▲이는 중장기 과제로 검토하고 있다. 당장 뭘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이는 과거 화폐개혁과는 다르다. 모든 결정권은 정부가 가지고 있고 우리는 연구조사하는 것이다. 정부가 할 필요있다고 생각하면 공개적으로 국민 의견수렴을 거칠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4~5년 뒤에나 가능할 것이고 적어도 1~2년은 신-구권을 같이 써야할 것이다. 정부 협의해도 매듭짓는 것은 다음 정부에서나 가능할 것이다. 국민 경제에 일시적인 영향은 주겠지만, 큰 영향 없을 것이다. 잘못 알려져서 곤혹스럽다.
- 신정부에 대한 현안보고는 있었나. 노 당선자의 한은관련 공약은.
▲현안보고는 아직 없었다. 한은관련 공약은 다 알다시피 한은의 독립성에 관한 것이다.
- 한은의 독립성은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
▲독립성 강화에 대해서는 개선할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한은법 개정을 통해서도 할 수 있고 정부와의 협조 강화를 통해 운영상의 방식으로 하는 방법이 있겠고, 이전에 어떤 방법을 선택해서 할 것인지는 시간두고 생각해봐야할 것이다.
- 북핵문제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는가.
▲북핵 문제는 올해 한국 경제에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누누히 주장하듯이, 한국 경제의 기본 체력은 매우 양호하다. 기본 체력이란 금융 기업의 내실, 외환 사정, 경기 대처능력(정부 부채의 정도와 중앙은행의 금리수준) 등을 말한다. 이는 매우 건실하고 충분한 성장 추진력을 가지고 있다.
다만 여기에 발목을 잡는 불확실 요인이 3가지다. 선진국의 경기 침체, 특히 일본 EU 미국 등. 이라크전쟁, 북핵문제이다. 앞의 2가지는 이미 한은 입장에서는 생각했던 것이고, 따라서 이를 전제해서 올해 5.7% 성장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잠재성장 이상의 성장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만일 북핵문제로 한반도에 평화가 위협받는다면, 이는 한국 경제에 심각한 충격으로 작용할 것이다. 당장 외국의 투자, 국내 소비, 수출 등이 결정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다. 성장이나 물가 국제수지에 대한 현재 전망은 물거품이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반도의 평화라는 경기외적 요인이 중요할 것이다.
- 신정부 경제정책 방향과 관련, 경기 크게 위축될 요인 있는지.
▲그룹 구조본이 어떤 역할하는지 솔직히 잘 모른다. 파악한 이후에 얘기할 수 있다. 다만 새 정부가 시장에 충격 주거나 기업 의욕 떨어뜨리는 정책을 쓸 것으로 보지 않는다.
올해는 성장이나 안정 양쪽이 다 괜찮으면서 다같이 문제있는, 두 가지가 불확실한 균형을 이룬 상태로 보기 때문에 양쪽 같이 배려하겠다. 이 말은, 시장을 최대한 편안하게, 경제가 편하게 굴러가도록 하면서 안정에 문제가 있는 것 같으면 그쪽을 뒷받침하고 성장에 문제가 있으면 그를 뒷받침해 균형 잡아나가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통제 못하는 외부 충격있으면 즉각 신속하게 대처해서 국내 시장을 보호하겠다.
- 이것은 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다는 말인가.
▲콜금리는 언제든 인상이나 인하할 수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 우리 경제를 낙관하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도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고 있다. 물론 외부에서의 급격한 충격있다면 몰라도 말이다.
- 부동산 버블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너무 크게 걱정할 필요없다. 지난해 부동산 가격이 올랐어도 30% 내외다. 과거 일본은 10년 사이에 4배 올랐다가 떨어졌다. 우리는 10년간 떨어졌다가 작년에 올랐다. 단기간 상승으로는 높지만, 전체 흐름에서는 큰 거품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큰 흐름에서는 올해 부동산은 안정될 것으로 본다. 가계대출이 많이 늘어서 문제있는 편인데, 카드론은 좀 문제가 있다. 카드쪽은 구조조정을 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카드론이 국내 경제에 부담주는 비중은 아니다.
가계대출 증가는 경제 발전과정으로 봐서 겪어야하는 과정이다. 이미 미국이나 일본이 80~90년에 겪은 일이다. 현재 우리 가계부채가 400조원 정도인데, 그렇다고 은행을 부실하게 하고 국내 경제가 흡수할 없을 만큼 충격주는 요인은 아니다. 연착륙 가능하고 현재 연착륙하고 있다.
- 올 자금흐름 전망은 어떠한가.
▲자금이 단기 부동화되는 것은 사실이다.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저금리, 또 하나는 저금리인데도 투자 안한다는 것이다. 상충되는 것이다. 올해 설비투자가 살아날 것이다. 이미 작년 11월부터 살아나기 시작했다. 새해 들어서 꾸준히 설비투자 일어날 것이고 아마 외부 특별한 충격없다면 하반기에 상당히 활발해질 것이다. 올해 성장은 수출과 설비투자가 견인할 것이다.
이미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11월부터 소비와 건설투자는 둔화되고 있지만 수출과 설비투자는 활성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올해 부동자금이 제자리 찾는, 즉 투자하는 쪽으로 갈 것이다. 올해 돈 많이 풀렸는데 물가가 안정됐지만 투자 아니라 현금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부동자금이 투자로 투입되면 인플레가 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 이럴 경우 성장과 안정과 균형 잡는 역할을 신속하게 할 것이다.
- 할인점 매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내수 둔화가 가시화되고 있는데.
▲백화점 매출 등은 여러 소비의 지표 중 하나 정도라 거기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개인적으로 소비는 6~7%에서 4~5%로 내려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소비 둔화되고 있지만 수출과 투자가 좋아 전체적인 성장에는 문제없고 오히려 성장의 내용은 더 좋아지는 것이다.
- 불확실성이 많은데 올해 5.7%성장 전망은 지나치게 낙관적이지 않나.
▲지난 해에도 나더러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비판했지만 지나보면 내 말 맞지 않았나? 새해에도 대북관계에만 문제없다면 5.7% 성장 가능할 것이다. 다만 한반도에 전쟁 위협이 있다면 성장을 다시 계산해야할 것이다. 정도에 따라서. 어디까지나 우리 낙관론은 한반도 평화라는 전제 하에서다.
- 요구불예금의 금리 자유화 등 신년 계획과 관련된 부분은.
▲요구불예금 금리 자유화는 그렇게 늦출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인 시행 방법 등은 금통위에서 위원들과 협의할 것이다. 통화 중기목표제는 우리 실행계획에 의해 실제 정책집행에는 그 정신을 도입해 나갈 것이다. 올해부터 중기 목표제 사실상 실행계획으로서, 방향성을 잡겠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내부 가이드 라인 정도로 사용한다. 정부와도 협의중이다.
대출총액한도제는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제도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그래서 이것을 한꺼번에 줄일 수 없어 점진적으로, 정상적 유동성 조절을 위한 재할인제도로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