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근무 중인 고등학교 교사가 273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 이후 교육부가 교사와 자녀가 동일 학교에 다니는 것을 제한하는 상피제를 도입했지만 여전히 같은 문제가 되풀이 되고 있는 것.
| 숙명여고 재직 중 쌍둥이 딸들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교무부장이 지난해 5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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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국회 교육위원회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시도별 교원·자녀 동일 근무·재한 현황’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전국 162개교 교사 273명이 자녀와 같은 고교에 다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사와 자녀가 같이 다니는 학교가 가장 많은 곳은 전북(23개교)이다. 이어 △서울(22개교) △충남(19개교) △경남(17개교) △전남(14개교) △인천(11개교)이 그 뒤를 이었다. 교사 수를 기준으로 하면 충남이 4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전북(41명), 경남(32명), 서울·전남(27명) 순이다. 반면 광주와 세종은 자녀와 같은 학교에 소속된 교사가 한 명도 없었다.
이처럼 상피제 사각지대에 놓인 학교 중에는 공립(13개교)보다 사립(149개교)이 11배나 많았다. 자녀와 같은 학교에 소속된 교사 수도 사립학교(256명)가 공립(17명)에 비해 15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북(5교), 충북(3교), 인천(2교), 강원(2교), 제주(1교)를 제외한 12개 지역에서는 자녀와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공립학교 교사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시도교육청이 공립학교에 대해 2019년부터 상피제를 도입, 교사 전보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김철민 의원은 “상피제를 도입한 지 2년이나 지났지만 사립학교는 상피제 사각지대나 다름없다”며 “사립학교에서도 상피제가 적용될 수 있도록 사립학교법 개정 등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2020년 시도별 교사·자녀 동일고교 근무·재학 현황(단위: 명, 개교, 자료: 김철민 의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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