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사 사업다각화 고민.."골프·공연·렌탈 해볼까 합니다"

주총 정관변경안, 신세계-골프장업 현대百-공연업 등 추가
유통환경 급변..사업다각화 통한 수익창출 시도
  • 등록 2011-03-09 오전 10:16:31

    수정 2011-03-09 오전 10:16:31

[이데일리 유환구 기자] 오는 18일은 롯데쇼핑과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상장 유통업체들이 대부분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이른바 `주총데이`다.

이번 주총에서 눈에 띄는 것은 골프장업과 공연기획업, 가정용품 임대업 등 낯선 사업 영역을 새로운 사업 목적으로 추가하는 안건이 상정된 것이다.

유통 환경이 급변하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새로운 영역으로의 진출을 통해 신규 수익원을 창출하려는 유통업체들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신세계는 오는 18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골프장업과 전자금융업을 신규 사업목적에 추가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회사측은 체육시설의 설치와 이용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골프장 등의 체육시설업과 전자금융거래법에 의거해 전자금융업(선불전자지급수단)을 목적사업에 추가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골프장업의 경우 현재 구체적으로 확정된 계획은 없지만, 앞으로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관을 변경한 것이고 전자금융업은 기프트카드와 제휴를 하려면 전자금융 관련 조항이 필요해서 사업목적에 추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주요 유통업체 18일 주주총회 사업목적 추가 및 정관변경 안건
지방의 대규모 부지에 복합쇼핑몰을 신설할 때 스파나 테마파크, 수영장 등과 함께 골프장이 포함될 수도 있어 미리 사업 목적에 포함시켜둔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신세계는 이번 주총을 통해 분기배당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분기별로 결산실적에 따라 1년에 최고 4차례의 배당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분기배당제도를 실시하면 기업이익을 수시로 주주에게 배분할 수 있게 돼 배당투자수요가 확대될 수 있다. 올해들어 잇따라 실시한 무상증자와 배당금 증액 등 주주이익 제고를 위한 노력의 연장선에서 해석할 수 있다는 평가다.

같은 날 주총을 여는 롯데쇼핑(023530)은 사업목적을 새로 추가하지는 않았지만 전환사채 발생시 액면총액의 한도를 기존 1조원에서 2조원으로 높이는 정관 변경을 안건으로 올렸다.

올해에도 공격적인 M&A를 통한 외형 확대에 나서고 있는 만큼 자금조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은 영업에서 벌어들이는 자금보다 더 많은 돈을 투자에 쏟고 있어 외부 차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전환사채 한도를 높인 것은 좋은 매물이 나오면 계속 투자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현대백화점(069960)은 공연기획업과 공연시설운영업, 전시 및 행사 대행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백화점 문화센터 등을 통해 일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콘서트나 영화 상영 등의 문화사업을 더욱 활성화기 위한 목적이라고 회사측은 전했다.

홈쇼핑 업계 1위인 GS샵(GS홈쇼핑(028150))은 기타 개인 및 가정용품 임대업, 컴퓨터 프로그래밍 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이 가운데 개인 및 가정용품 임대업이 눈길을 끈다. 홈쇼핑에서 보험판매 규제가 강화되면서 비슷한 수익모델로 렌탈사업이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홈쇼핑에서는 정수기나 비데는 물론 PC와 안마의자 등의 렌탈 방송이 인기를 끌고 있다.

GS샵 관계자는 "정수기나 PC 등의 렌탈 사업의 전망이 밝다고 보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사업 목적에 추가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업 다각화를 통해 수익 모델을 찾으려는 유통업체들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며 "이같은 노력 자체는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서는 사내외 이사와 감사 등도 재신임되거나 신규선임된다. CJ오쇼핑의 경우 고광헌 한겨레신문 대표이사를 사외이사 겸 감사로 선임해 이목을 끌고 있다. 고 대표는 임기 3년을 마치고 오는 21일 퇴임한다.

CJ오쇼핑 관계자는 "고광헌 대표는 유통업계와 관련된 이력은 없지만 신문협회 이사 등으로 재직하며 명망이 높아 경영 투명성 측면에서 적임자라 보고 추천을 많이 받았다"고 선임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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