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국정농단’ 사건 주범으로 꼽히는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인사 청탁을 받고 KEB하나은행 인사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2017년 9월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3단독(이용제 판사)는 강요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전 금융위 부위원장에게 벌금 7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범정이 경미한 경우 일정 기간 동안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그 기간이 경과한 때 면소되는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이용제 판사는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있다”며 “범행 기여도, 역할, 공범과의 관계, 법정에서 반성하고 있는 점, 형사처벌을 받은 적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양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정 전 부위원장은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지시를 받고 하나금융그룹 측에 인사 민원을 넣은 혐의를 받는다.
또 최서원 씨가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글로벌 영업2본부장 인사 민원을 박 전 대통령을 통해 안종범 전 수석을 거쳐 정 전 부위원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본부장은 최순실 씨와 딸 정유라 씨의 독일 체류 당시 부동산 구매와 대출 등을 도와준 인물로 알려져 있다.
금융정의연대 등 시민단체는 2017년 6월 정 전 부위원장이 하나금융그룹 인사 업무를 방해했다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업무방해·강요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고발된 지 4년 6개월 후 직권남용은 무혐의 처분하고, 업무방해와 강요 혐의만 적용해 약식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