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파생상품 위기 `쓰나미` 부른다-BW

신용파생상품 8.5조달러 급성장..연쇄 부도위험 부상
전세계적 신용위험 연쇄 충격 경고..파생상품 폭탄 주의
  • 등록 2005-05-13 오후 1:51:59

    수정 2005-05-13 오후 1:51:59

[edaily 김현동기자] 제너럴 모터스(GM)의 신용등급 추락에 따른 헤지펀드 위기설로 전세계 금융시장이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신용파생상품으로 인해 전세계 금융시장이 연쇄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비즈니스위크(BW)가 최근호에서 경고했다. BW는 파생상품 수요가 미국, 유럽 등 전세계적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부채담보부증권(CDO)의 손실이 확대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에 `파생상품 쓰나미`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생상품 시장 급성장..8.5조달러 신용파생상품 시장은 전세계적인 저금리 기조와 헤지펀드의 급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8조 5000억달러 규모로 급성장했다. 고수익을 좆는 자금수요가 이어지면서 신용파생상품의 성장세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신용파생상품이 급성장한 만큼 그에 대한 기관들의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연례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신용 파생상품에 몰릴 경우 신용파생상품시장에서 위기가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시장내 위험을 줄이는 역할때문에 파생상품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최근에는 우려를 표시했다. 그린스펀은 지난 4일 "파생상품 투자가 크게 늘어났다는 것은 시장내에서 검증되지 않은 상품이 불가피하게 존재한다는 의미"라며 "일부는 예상치 못한 손실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린스펀의 발언 다음날 스탠다드 앤 푸어스(S&P)는 GM의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 등급으로 하향조정했다. `투자 귀재` 워렌 버핏은 파생상품 시장을 `시한폭탄`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CDO 연쇄 충격..`GM 쇼크`로 입증 파생상품의 위험성은 최근 `GM 쇼크`로 입증됐다. S&P가 GM의 신용등급을 정크본드 수준으로 하향조정하자마자 부채담보부증권(CDO)에 투자했던 헤지펀드들이 큰 손실을 입었다는 소문이 급속도로 퍼졌다. 헤지펀드 위기설은 CDO 투자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이들 헤지펀드가 다른 자산을 매각할 것이라는 우려로 확산되면서 주식시장에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CDO는 회사채나 대출 등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한 증권으로, 투자은행들이 여러 신용등급의 자산을 기초로 다양한 구조의 자산유동화 상품을 만들어 헤지펀드나 연기금 등에 판매한다. 따라서 헤지펀드의 CDO 투자 손실은 헤지펀드의 자산 매각은 물론이고 CDO를 판매한 투자은행 입장에서는 고객을 잃을 위험과 함께 헤지펀드에 빌려준 돈을 떼일 위험으로 이어진다. 동시에 CDO 편입 회사채 운용과정에서의 손실도 불가피하다. CDO는 본래 신용위험을 다른 투자자에게 전가하기 위해 탄생한 금융상품이다. 이는 CDO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연관된 모든 투자자들로 위험이 확산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 1998년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LCTM) 사태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파생상품 쓰나미` 경고 CDO는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상품이다. 헤지펀드는 주로 CDO 편입 자산 중 투기등급 채권에 대한 투자로 유명하다. 투기등급 채권일수록 수익률이 높다. 실제로 지난해만 해도 헤지펀드들은 CDO투자로 20~30%의 수익률을 거뒀다. 투자은행들도 위험전가라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투자목적으로 CDO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최근들어 신용 파생상품과 관련된 상황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S&P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신용등급이 투기등급 직전 수준으로 떨어진 채권만 두배로 늘어났다. 이는 부도율이 일시적 상승할 경우 연쇄 부도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JP모건의 채권담당 대표인 안톤 필은 "부도율이 20%를 넘지 않더라도 언제든지 회사채 매도 패닉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이런 위험을 감지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애로를 겪고 있는 가운데, 1월이후 정크본드 펀드에서 순수하게 빠져나간 돈만 69억달러에 이른다. 기업 부도위험에 대한 시장위험을 나타내는 지표인 다우존스 CDX 투자등급 지수는 지난 3일이후 18% 상승했다. 최근에는 S&P가 도이체방크와 BNP파리바가 발행한 CDO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렸고, 앞서 무디스도 AIG 발행 회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 노무라증권의 구조화금융 리서치 이사인 마크 아델슨은 "신용파생상품은 신용위험의 정도를 증폭시킬 수 있다"며 "부도율이 상승할 경우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리서치회사인 크레딧사이트의 설립자인 피터 페타스는 "헤지펀드들은 검증되지 않은 신용 파생상품 투자를 엄청나게 많이 했고, 투자은행들도 이들 헤지펀드가 파생상품에 투자할 돈을 빌려주면서 자신들도 미친듯이 파생상품 거래를 하고 있다"며 "CDO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위험은 예측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월가 관계자들은 파생상품이 적절한 위험관리와 투명한 보고 시스템을 통해 이뤄진다면 훌륭한 금융상품이지만, 위험에 대한 통제없이 고수익을 노린 무분별한 투자와 결합될 경우 폭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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