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유가 상승, 해외 증시 불안, 14일 더블위칭데이 우려 등 잇단 악재에도 불구하고 추석 연휴라는 공백기가 완충 역할을 해줄 것으로 보는 기대감도 부분적으로 감지된 하루였다.
8일 증시는 연휴가 끝나자 마자 맞이하는 더블위칭데이에 대한 우려감 속에서도 시중자금 유입과 지수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작용하는 모습이다. 외환시장에서는 환율 상승압력이 여전하지만, 연휴 이전에 포지션을 정리하려는 은행 매도세에 다시 하락했다. 반면 채권시장은 물가상승 압력 등 불안감에 장기금리는 상승하고, 추석 자금운용 수요로 단기금리는 떨어졌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69포인트 떨어진 653.68, 코스닥지수는 0.38포인트 상승한 102.37로 마감했다. 또 3시장 수정주가는 1만5862원으로 전날보다 516원 뛰었고, 선물 최근월물인 9월물 지수는 전날보다 1.60포인트 내린 81.15포인트를 기록했다.
또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나흘만에 하락해 전날보다 2원 낮은 1108.5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반면 채권시장에서는 장기물인 3년물 국고채 최종호가수익률이 전날보다 6bp 오른 7.76%, 3년물 회사채는 2bp 오른 8.91%를 기록했다. 단기물인 2년물 통안채는 3bp 오른 7.63%, 1년물 통안채와 산금채는 각각 1bp, 2bp 내린 7.18%, 7.28%로 마감됐다.
◇주식시장
거래소시장이 더블위칭데이에 대한 부담과 추석 연휴 이전 현금 보유욕구가 동시에 작용하며 별 다른 방향없이 오르락 내리락했다. 거래소시장에서는 외국인의 매도세와 개인, 기관의 매수세가 팽팽하게 맞서며 지수도 큰 변동성을 보이지 않고 좁은 밴드 내에서 움직였다.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한때 650선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결국 전날보다 2.69포인트 내린 653.68로 장을 마감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연중 최저치 신기록을 세웠고, 이는 17개월여만에 최저 수준이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삼성전자와 현대전자, 한전 등을 중심으로 매도를 강화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순매수로 대응했다. 특히 보험권에서는 지수 650대에서 적극적으로 매수에 가담해 이날 지수 지지에 가장 큰 힘을 보탰다.
외국인은 1185억원 순매도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462억원, 558억원 순매수했다. 투신은 382억원 순매도, 보험은 1351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프로그램매도는 1191억원으로, 매수 290억원에 비해 901억원 우위를 보였다.
이날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팔았던 종목들은 한전과 삼성전자 등 블루칩이었다. 외국인은 현대전자를 238억원어치, 한전을 224억원, 삼성전자를 235억원, SK텔레콤을 203억원씩 더 팔았다. 한전의 경우 ABN암로증권이 투자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외국인 매도세에 불을 지폈다. HSBC 창구를 통해서만 26만5000주가 매물로 나왔다. 주가도 폭락하며 10% 이상 하락했다. 또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는 외국인의 매도에도 불구하고 전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반등의 영향으로 소폭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증권주가 개인의 매기 집중으로 거래량 증가를 동반하며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업종지수가 37.49포인트나 뛰며 일은증권을 제외한 모든 종목이 상승했다. 특히 대우증권을 비롯해 신영, 유화, 한화, 대신, LG, 굿모닝증권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또 은행과 종금주도 강세를 보이며 금융주 주도세를 이어갔다.
개인과 기관들의 팽팽한 힘겨루기 끝에 코스닥지수가 3일만에 반등했다. 코스닥시장은 17개월만에 지수가 두자릿수대로 떨어지기도 했으나 추석 이후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며 지수관련 대형주로 반발 매수세가 유입됐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극도의 관망세를 유지, 거래대금은 겨우 1조원대를 유지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은 낙폭과대 및 미국 반도체주의 반등을 재료로 소폭 상승 출발했으나 개인 투자자들의 매물이 늘어나며 곧바로 하락 전환했다. 전날 기록한 연중최저점(101.54)이 힘없이 무너졌고 심리적 지지선인 100도 전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99.63까지 내려갔다.
지수가 두자리수대로 떨어지자 더 이상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대형주를 중심으로 반발매수세가 유입됐다. 이후 약보합권에서 등락하던 코스닥지수는 장마감 무렵 선물시장과 거래소시장의 하락세가 둔화되자 강보합권까지 회복됐다.
결국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38포인트 상승한 102.37로 마감했다. 지수 상승에도 불구 주가가 오른 종목은 상한가 13개를 포함해 194개에 그쳤고 하락종목이 하한가 22개 등 352개나 됐다. 매수세가 지수관련 대형주로 몰렸기 때문이다.
거래량은 1억3260만주, 거래대금은 1조713억원이었다. 이는 나스닥 폭락으로 코스닥이 급락했던 지난 4월17일(712만주, 6815억원)이후 가장 적은 규모이자 연중 2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시가총액이 큰 종목들이 대부분 상승했다. 국민카드 기업은행 다음 한국정보통신 리타워텍 이네트가 강세를 보였고 한통프리텔 새롬기술 한글과컴퓨터 쌍용정보통신 한통하이텔 등도 강보합을 유지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 엔씨소프트 등은 5%이상 하락했다.
첨단기술주들은 종목별로 개별상승을 시도했다. 바이오업체중 비트컴퓨터 메디다스 이지바이오 마크로젠, 컴퓨터업체중 엠바이엔 넷컴스토리지, 반도체업체중 삼우이엠씨 주성엔지니어 원익 등 업종대주로 매수세가 몰렸다. 또 정보통신(한통프리텔 한통하이텔 한통엠닷컴) 단말기(텔슨정보통신 세원텔레콤 텔슨전자) 네트워크장비(코리아링크 인성정보 웰링크 재스컴) 등의 업체들도 개별 약진을 시도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추석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참여가 극히 부진한 가운데서도 향후 장세에 대한 기대감으로 반등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3시장이 거래소와 코스닥의 조정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면서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장중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일반업종의 강한 반등세와 벤처업종이 막판 낙폭을 크게 줄이면서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수정주가는 1만5862원으로 전날보다 516원 뛰었다.
선물시장은 외국인과 개인의 매도로 약세를 보였다. 9월물과 12월물은 모두 백워데이션으로 전환돼 하락세 유지쪽으로 중심축이 치우치고 있다. 장중 내내 순매도로 일관했던 외국인과 오후에 매도로 돌아선 개인에 의해 반등 시도없이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선물 최근월물인 9월물 지수는 전날보다 1.60포인트 내린 81.15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이로써 지수는 전날 장중 기록한 전저점 81.30포인트를 하향 돌파해 마무리됐다.
◇외환시장
사흘연속 오름세를 보였던 달러/원 환율이 하락세로 반전했다. 현대자동차 지분을 인수하는 다임러 크라이슬러의 투자자금 일부가 유입되면서 외환시장은 공급우위 흐름을 이어갔다. 전날까지 달러매수초과(롱) 상태였던 일부 은행들은 추석을 앞두고 포지션을 정리하느라 달러매도에 치중하는 모습이었다.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줄곧 하락세를 보이다가 다임러 크라이슬러 투자자금중 2억달러 안팎이 시장에 유입됐고 이에 따른 환율하락에 편승, 은행들도 달러팔기에 나서 하락폭을 확대했다. 오후에도 소폭 등락을 거쳐 전날보다 2원 낮은 1108.5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들은 거래소에서 1173억원, 코스닥시장에서 64억원 주식순매도에 나섰다. 전날의 2487억원 순매도에 이어 비교적 큰 규모의 순매도였던 셈. 추석연휴 이후 외환시장에 상당한 송금용 달러수요가 일어날 전망이어서 환율 상승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외자유치자금과 함께 기업들의 네고물량이 지속적으로 유입된 반면 결제수요는 전날까지 거의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오전 한때 일본 국내통화에 대한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달러/엔 환율이 흔들릴 때 원화환율도 약간 동요했지만 수급요인에 의해 곧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전날까지 달러수요요인이 크게 부각되며 환율이 올랐으나 이 과정에서 상당수 은행들이 달러매수초과 포지션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며 "연휴를 앞두고 달러되팔기에 나서는 은행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달러공급이 많았지만 그렇다고 급락을 유도할 정도는 아니었다"며 "외국인 주식매도대금이나 공기업 수요등 대기중인 달러수요가 추석이후 환율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했다.
◇채권시장
채권시장은 국제유가의 급등에 따른 물가불안과 추석이후 장세에 대한 불안감으로 장기채 수익률이 크게 올랐다. 단기채권은 추석연휴 자금운용을 위한 수요로 수익률이 떨어졌다.
개장초 단기물 위주로 매수세가 유입되며 1년물 채권수익률은 전날보다 5~6bp씩 하락했다.
그러나 3년물 국고채 2000-10호는 장내시장에서 7.80%에 20억원어치가 거래되는 등 상승세로 출발했다. 오후들어서도 높은 금리대에 매물이 쌓이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되지 않았다. 오후장 중반 정부가 채권시장과 관련한 대형 호재를 발표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금리가 떨어졌지만, 해프닝으로 확인되면서 다시 올랐다.
증권협회가 고시하는 3년물 국고채 최종호가수익률은 전날보다 6bp 오른 7.76%, 3년물 회사채는 2bp 오른 8.91%를 기록했다. 2년물 통안채는 3bp 오른 7.63%, 1년물 통안채와 산금채는 각각 1bp, 2bp 내린 7.18%, 7.28%로 마감됐다.
일부 은행이 장기채를 집중적으로 매도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장기물 비중이 높아 듀레이션을 줄이기 위한 매매로 알려졌으나 시장의 전반적인 불안심리와 겹치면서 상승작용을 일으켰다. 국제유가가 37달러선을 넘었다는 소식 등이 물가불안을 자극했다. 특히 모건스탠리와 살로먼스미스바니 등 외국투자은행들이 국제유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채권전문가들은 추석이후 물가 문제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반영될 경우 수급논리에 의해 형성된 수익률이 일정부분 반등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