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앉는 이…"전쟁 최소 두달 더…재정적자 급증"

이스라엘 내년 재정적자 비율 급등할듯
"기존 목표치 2.25% 상회한 5.90% 전망"
  • 등록 2023-12-26 오전 11:05:32

    수정 2023-12-26 오전 11:05:32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이스라엘이 적어도 내년 2월까지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이어가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예상을 초과한 지출이 발생하고 재정적자가 급증하는 것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AFP 제공)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타이 템킨 이스라엘 재무부 예산담당 부국장은 이날 국회 재정위원회에 출석해 “최소 내년 2월까지는 전쟁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적어도 500억셰켈(약 18조원) 이상 초과 지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보 분야 300억셰켈과 민간 분야 200억셰켈 등을 더한 규모다.

이에 따라 내년 예산 지출 계획은 기존 5137억셰켈에서 5621억셰켈로 증가하고 재정적자 비율은 목표치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2.25%를 웃도는 5.90%에 달할 것으로 템킨 부국장은 전망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10월 7일 하마스로부터 기습 공격을 당한 이후 본격 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군 자금 지원 외에 희생자와 납치 피해자 가족들, 국경 인근 기업들에 대한 보상에 드는 돈 등이 큰 폭 늘었다. 그는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다른 곳에 드는 비용을 줄이거나 수입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템킨 부국장은 “내년 3월 이후까지 가자지구 전쟁이 지속할 가능성에 대비한 예산 계획을 세우는 것은 현재로서는 가능하지 않다”며 “전쟁이 길어진다면 계획을 다시 짜야 한다”고 했다.

이스라엘은 전쟁으로 빚더미에 앉으면서 성장세는 크게 꺾였다. 재무부는 올해 4분기 성장률을 -19%(전기 대비 연율 기준)로 추정했다. 기존 예측치(2.5%)를 큰 폭 하회했다.

재정 상황이 이렇지만 전쟁이 내년 3월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에 가자지구 통치권을 넘기지 않고 전후에도 가자지구에 이스라엘군을 주둔시키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2개의 독립국가를 인정하자는 국제사회의 ‘2국가 해법’과 다소 배치되는 방안이다.

앞서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확전 위험을 들어 이스라엘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와 피치 역시 이스라엘을 하향 조정 검토 대상으로 분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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