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인공지능(AI) 챗봇 열풍에 ‘서학개미’의 선호주도 바뀌고 있다. 서학개미들은 이달 들어 테슬라를 팔고 AI 챗봇 경쟁을 벌이고 있는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MS)를 나란히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이달(2월1~24일) 들어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시장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으로 집계됐다.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에만 알파벳 주식 1억 2604만 달러 규모를 순매수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순매수 50위권 내 종목에도 들지 못했던 알파벳은 이달 들어 순매수 1위 종목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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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에 이어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MS로, 1억 1694만 달러 규모를 순매수했다. MS 역시 지난달 순매수 순위 14위, 순매수 규모 2325만달러에 그쳤던 것과 비교해 이달 들어 순매수 규모가 대폭 늘어났다. 같은 기간 아마존 순매수 규모(3265만달러)도 7배 넘게 증가했다.
반면 서학개미들이 지난달 2억 8161만달러 규모 순매수했던 테슬라는 이달 들어선 1억 7347만 달러 규모 순매도로 바뀌었다. 연초 100달러 초반대였던 테슬라 주가가 이달 들어 200달러대로 2배 가까이 오르면서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를 팔아치운 서학개미들이 AI 챗봇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알파벳과 MS로 옮겨간 셈이다. 오픈AI가 지난해 말 출시한 챗GPT가 출시 5일 만에 사용자 100만명을 돌파하고, 지난달 말 기준 월간활성사용자수(MAU) 1억명을 넘어서는 등 돌풍을 일으키면서 빅테크 기업들의 AI 챗봇 경쟁이 본격화하자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구글은 지난 6일(현지시간) 챗GPT에 맞서는 AI 챗봇 ‘바드’ 출시를 공식화했고, MS는 챗GPT를 적용한 인터넷 검색 엔진 ‘빙’을 공개했다. 아마존도 최근 클라우드 사업부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AI 스타트업 허깅페이스와 개발자들을 위한 생성형 AI 툴 개발에 협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임상국 KB증권 연구원은 “챗GPT의 등장으로 AI 분야의 숙제로 남아 있던 자연어, 빅데이터 처리, 생성능력 등이 빠르게 업그레이드되면서 AI는 검색시장을 시작으로 궁극적으로 산업 전반에 적용될 것”이라며 “다만 AI 기업 입장에서는 이를 운영하고 유지할 수 있는 고비용이 주요 이슈로 부각될 수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유료화가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유수프 메흐디 마이크로소프트(MS) 부사장이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MS 본사에서 인공지능(AI) 챗봇을 장착한 새 검색엔진 ‘빙’(Bing)을 소개하는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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