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는 논평 전문이다.
최흥식 금감원장에게 거는 기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 시켰던 사람들이 탐욕스런 금융인들이었다. 복잡한 파생금융상품들을 만들어 금융소비자들에게 충분한 설명 없이 팔아서 전 세계에 연쇄적으로 문제를 일으켜 실물경제에 피해를 준 것이다.
때문에 뉴욕 월가에서는 뉴욕대 로스 교수를 위시한 진보 경제학자들이 중심이 돼 월가를 점령하라는 ‘Occupy wall street’ 즉 안티 금융 운동이 시작됐다. 최초의 비정치적 금융 소비자 운동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의도를 점령하라는 군중집회를 거의 매일 증권거래소와 금감원 앞에서 했다. 필자(조붕구 한국기업회생지원협회장)가 메가폰을 직접잡고 탐욕금융세력의 타도를 외쳤다. 이는 성과주의에 기반한 신자유주의의 종말을 고하는 상징적인 사건이 되었고 경제질서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
금융상품들 중에서도 특히 구조화된 파생금융상품은 대량살상 무기라고 할 정도로 불특정 다수의 금융소비자들에게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인 피해를 가한다. 문제는 이러한 상품들이 지속적으로 만들어져 팔리면서 금융 분쟁이 점증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피해에 대한 대책은 전혀 세우지 않고 그 피해를 고스란히 금융소비자 들에게만 전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오히려 탐욕스런 금융인들은 정치권력과 짬짜미해 론스타 먹튀사건, 최순실 금융농단사건 같은 어마무시한 일을 서슴없이 저질러왔고 금융피해를 입고 절규하는 소비자들을 억누르기 위해 최고의 금액으로 거대로펌을 사서 법정대응하면서 사건관련 신조어를 생산하며 본질을 흐리고 이득을 챙기는 탐욕을 유지해왔다.
따라서 칼을 쥔 금감원장에게 몇 가지 주문하고자 한다. 첫째 친정인 하나은행 인사들을 데려다 쓰지 말아야한다. 아무리 유능하고 호흡을 맞춰 왔던 인사라고 해도 개혁의 명분과 추동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둘째로 금융소비자보호기구 설치가 형식만 띠거나 무늬만 자문기구 여서는 안 된다. 금융관련 시민단체에서 온몸으로 현장과 부딪혀온 현장 전문가들과 금융피해자들을 포함시켜 살아 숨쉬는 자문기구를 구성해야 실효적이고 진정성 있는 정책을 발굴할 수 있다.
셋째로 금융피해 등 일시적 유동성 부족으로 도산한 실패기업인들에 대한 신용등급 재부여와 보증지원이 가능하게 해 포용적 금융으로 나아가게 해야 한다. 재기가 가능한 사회의 첫걸음은 따듯한 금융으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현 정부의 최대 이슈인 일자리 창출하고도 직결된 문제이다.
다섯째로 금융권 전반에 독버섯처럼 퍼져 있는 적폐들을 색출해서 깨끗하게 제거해야한다. 키코 사태에 대한 검찰의 재수사를 정식 요청해 탐욕금융이 어느 부위까지 오염시켰는지를 들여다 볼 수 있게 만들어야 칼을 댈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법조와 정치권력과 철저하게 공생해왔기 때문이다.
나는 최흥식 원장이 이끄는 금감원이 금융개혁을 강력하게 주문하는 금융소비자들의 지원을 무기로 금융개혁이 성공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국내에서 4대 은행으로 과점체제 만들어 놓고 들어오는 손님만 받으며 사고치는 전당포 수준의 돈 장사는 이제 그만 하게 만들어야 한다.
-한국기업회생지원협회장 조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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