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주 ‘초단기 근로’ 꼼수에 ‘주휴수당 몰아주기’로 대응하는 청년들

주휴수당 지급 않는 ‘쪼개기 고용’늘어
주 15시간 채우기 위해 ‘알바 대타’문화 등장
  • 등록 2022-06-17 오전 10:27:23

    수정 2022-06-17 오전 10:33:23

[이데일리 오현경 인턴기자] 최저임금 인상과 코로나19 여파로 주 15시간 미만의 ‘초단기 근로’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청년 근로자 사이에서는 ‘주휴수당 몰아주기’로 대응하는 웃지 못할 문화까지 생겼다.

주 15시간을 넘지 않는 '쪼개기'고용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아르바이트 구인구직 플랫폼 채용공고 캡쳐)


취업준비생 박모(25)씨는 “주 2일 7시간 근무로 주휴수당을 받을 수 없는 구조인데 알바생들끼리 근무 날짜를 조정해 한명이라도 주휴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몰아주는 문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알바생들의 ‘주휴수당 몰아주기’는 근무시간 조정을 통해 이뤄진다.

박 씨는 “주말에 이틀만 근무했을 때 1주일 총 근무시간은 14시간으로 주휴수당을 받을 수 없지만 한 시간만 추가로 근무하게 되면 주휴수당 지급이 의무화된다”며 “평일 알바생이 자기 시간에 ‘대타(대신 근로)’를 요청하면 주 15시간이 넘어 주휴수당이 지급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알바생끼리 돌아가면서 근로 시간을 몰아주는 일종의 ‘계모임’이 탄생했다”며 “주휴수당을 받느냐에 따라 한 달 급여 차이가 꽤 크기 때문에 다음 아르바이트는 근무시간이 15시간이 넘는 곳으로 구하고 싶지만 그런 일자리를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사진=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쳐)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도 간혹 발생하는 주휴수당을 지급해야 하느냐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자영업자 인터넷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는 “주 15시간 미만이라 주휴수당을 지급 안 하는데, 지난주 15시간을 넘었을 때 지급해야 하느냐”, “주 14시간 근무인데 다른 알바 대타로 3시간을 추가했는데 주휴 발생하느냐” 는 글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에게는 주휴수당이 골칫덩이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40·남)씨는 “최저임금이 올라 매달 급여를 챙기기에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라며 “근로자 입장에서 불편한 것은 맞지만 주휴수당, 고용보험, 퇴직금을 다 챙겨주려면 적자가 나는 수준”이라고 호소했다.

소상공인 연합회는 지난 16일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주휴수당 폐지를 주장하며 “2023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30% 가까이 오른 1만1860원으로 현실화한다면 다 같이 죽자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최저임금이 시간 당 1만 4000원이 넘는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취업자 중 주당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으로 나타난 초단기 근로자는 154만명으로 1년 전(151만명) 대비 3만명 늘었다. 2000년 1월 이후 같은 달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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