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코로나19 속 두번째 수능…"평온 속 긴장감은 그대로"[2022 수능]

후배들 빈자리 청소년지도위원이 메꿔
수험생들에게 핫팩 나눠주면서 "힘내세요"
수능교통봉사만 25년째 모범운전자도 응원
  • 등록 2021-11-18 오전 9:36:58

    수정 2021-11-18 오전 9:44:12

[의정부=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동의 경기도교육청 제32지구 제4시험장인 호원고등학교 앞.

입실 마감 시간인 8시 10분을 약 1시간 40분 정도 남겨 놓은 시간이었지만 고사장으로 들어가는 수험생들의 발길에는 긴장감이 가득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고사장 앞은 후배들의 응원 열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의정부시 호원고 고사장(경기도교육청 제32지구 제4시험장) 앞에서 호원2동 청소년지도위원이 입실하는 수험생에게 핫팩을 나눠주고 있다.(사진=정재훈기자)
코로나19 파장 속에 치러진 두번째 평온한 수능시험장 입구 모습이 아직은 어색하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도 조용히 수험생을 응원하는 어른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호원2동 청소년지도위원들은 손수 마련한 핫팩을 입실하는 수험생 한명 한명의 손에 쥐어주면서 연신 “시험 잘 치르세요”를 외쳤다.

현장에 나온 정민선(53·여) 청소년지도위원회 호원2동 협의회장은 “올해 수능날은 예전과는 달리 날씨가 춥지 않아 다행”이라며 “포근한 날씨 만큼 수험생들이 오늘 시험을 마치면서 따뜻한 마음으로 고사장을 나올 수 있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이날 수험생 격려를 위해 호원고 고사장을 찾은 이영봉 경기도의회 의원은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증명하는 중요한 시험인 만큼 수험생들이 최대한 긴장하지 말고 노력한 만큼의 좋은 결과를 얻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의정부시와 남양주시를 연결해 교통량이 많은 국도43호선과 맞닿은 제8시험장 동국대학교사범대학 부속 영석고등학교 시험장의 모습은 주택가 가운데 위치한 호원고 고사장과는 사뭇 달랐다.

의정부시 모범운전자회 안규달 씨가 용현동 영석고(경기도교육청 제32지구 제8시험장) 시험장에서 교통정리를 하고 있다.(사진=정재훈기자)
입실 시간이 출근시간의 교통체증과 맞물린 탓에 일반차량들과 수험생을 마중하는 부모들의 차량이 정차와 출발을 거듭했다.

충분히 혼란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수능시험장 교통 봉사활동만 25년째 하고 있는 안규달(73)씨를 비롯한 모범운전자회원들이 있어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안 씨는 “코로나19 발생 이전만 하더라도 고사장에 입실하는 수험생과 선배들을 응원하러 온 후배 학생들의 안전 확보에 많이 긴장 할 수 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수험생들이 원활하게 시험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교통정리에만 신경써도 돼 큰 어려움은 없다”며 “이렇게 조용하게 시험을 치르러 가는 것도 한편으로는 수험생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을것 같다”고 말했다.

입실 시한을 20분 정도 남겨놓은 제5시험장 효자고등학교 앞은 이 학교 행정실에서 근무하는 정영수(55) 관리팀장이 마지막까지 교문 앞을 지키면서 수험생들의 입실을 안내하고 있었다.

정 팀장에겐 이날 다른 고사장에서 수능을 치르는 자녀가 있어 수험생들을 지켜보는 심정이 사뭇 달랐다.

정영수 팀장은 “비록 다른 학교이긴 하지만 내 아이도 이번 수능 수험생이다 보니 입실하는 모든 수험생들이 내 아이 같은 마음”이라며 “30년 가량 교육공무원으로 종사하면서 매년 수능시험 관리에 참여하지만 긴장감은 한결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 팀장이 근무하는 의정부시 신곡동의 효자고등학교 고사장은 이날 오전 8시 10분 교문을 닫았다.

한편 경기도 지역에서는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14만3942명의 수험생이 19개 지구 349개교(7321실) 고사장에서 시험을 치른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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