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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화폐는 2019년부터 본격 발행되기 시작해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부터 전국적으로 발행이 확대됐다.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자는 취지다.
당초 정부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2022년까지 3년 동안 한시적으로 지역화폐 할인 비용을 국비로 지원하기로 했다. 통상 10% 수준으로 할인해 판매하는 지역화폐의 할인폭 중 4%는 중앙정부가, 나머지 6%가량은 지자체가 부담하기로 했다. 2020년과 지난해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최대 8%까지 국고로 보조해줬다.
지역화폐 발행규모는 2019년 2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20조2000억원으로 늘었다. 정부 지원액도 같은 기간 884억원에서 1조2422억원으로 대폭 뛰었다.
정부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며 지역 상권과 소비가 살아나는 상황에서 지역화폐에 대한 재정지원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본예산보다 늘어나는 내년 예산안 총지출 31조4000억원 중 지방교부세가 10조원이 넘는 상황에서 필요하다면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지역화폐를 발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상대 기재부 1차관은 25일 열린 예산안 상세브리핑에서 “코로나19 터널을 빠져나오면서 지방재정의 여건이 중앙정부에 비해 상당히 좋아지고 있다”면서 “중앙과 지방간 재정 역할을 분담하는 측면에서 (지역화폐 예산도) 다시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발행 초기에는 소비진작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긍정적 효과가 있었지만, 상당수 지자체에서 지역화폐를 발행하면서 실효성이 적다는 입장이다. 앞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지역화폐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 최종보고서에서 “거의 모든 지자체가 지역화폐를 발행함으로써 소비 진작 효과가 상쇄돼 가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다만 아직까지 코로나19로 인한 소상공인 피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갑자기 재정지원을 전면 중단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있다. 단기적으로 예산을 전액 삭감하기보다 지역화폐 효과를 분석해 발전적 방향으로 수정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상공인이 코로나19 상황에서 빚을 내 버텨왔는데 이들의 매출을 지원하는 정책이 아직 필요하다”면서 “지역화폐의 기술적 효과와 적정 지원규모에 대해 논의할 수는 있지만 내수가 좋지 않고 소상공인 어려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중앙정부가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