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는 9일 `블로그시대의 기업경영`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기업들은 블로그를 무조건 추종하거나 무시하기 보다는 산업특성에 따라 선택적, 점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합리적 신중론`을 대처 방안으로 제시했다. 또 이같은 대처에 성공해 나간다면 블로그는 지속가능한 정보경쟁력의 원천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이같은 대안은 최근들어 영향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는 블로그가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는데 바탕을 깔고 있다.
`상호작용성을 강화한 개인 홈페이지`를 의미하는 블로그는 과거 인적 네트워크와는 차원이 다른 `지식인맥(知識人脈)`을 구축하고, 기존 미디어에서 흉내내지 못하는 `공명(共鳴)의 장`을 형성하는 등 글로벌 사회를 넘나들며 영향력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아메리카온라인의 블로그 운영업체 웹로그 인수, MP3 아이팟의 매출을 늘리기 위한 애플의 팟캐스팅 서비스, 사내 문제점을 솔직하게 토론하기 위한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사내 블로그 활용 등 다양한 사례를 연구소는 소개했다.
하지만 기업으로선 블로그가 장점만 있는 게 아니다라는 지적이다. 신제품 정보, 출시 일정, 영업기밀 등이 유출돼 기업경영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자사의 신제품 기밀 정보를 공개했다는 이유로 맥킨토시 전문사이트인 `Think Secret`를 캘리포니아 법원에 제소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Think Secret`는 아이팟 셔플, 맥미니 등 주로 앞으로 나올 애플의 신제품에 대한 정보를 사이트에 게재했고, 이러한 사실이 블로그를 타고 순신간에 전세계로 확산됐다.
블로그를 통한 종업원 실수나 내부고발, 고객의 회사비난 등도 회사의 이미지 타격으로 직결될 수 있는 리스크.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구글로 이직한 마이클 젠이 자신의 블로그에 상사에 대한 비판과 MS와 비교해 복리후생과 급여가 낮다는 글을 올렸다가 입사 11일 만에 해고된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 "일단 사내 발신용 CEO 블로그부터 시작해 부작용 여부를 검증한 뒤 조직 전체, 협력사, 외부로 점차 적용범위를 확산하는 등 저(低)리스크 부문부터 적용해 나가는 순차적 전략이 효과적이다"라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아울러 블로그의 특성을 포용할 수 있는 고위 경영층 의지와 조직 내부적 마인드가 충족돼야 블로그경영에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한 조직 내부의 전제조건으로는 ▲다양성에 대한 포용 ▲기업투명성 ▲정보원천으로서 개인의 존엄성 인정 ▲블로그를 악용하지 않을 애사심 ▲조직의 자발적 학습의지 ▲정보·비정보를 구분할 분별력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