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성심병원, ‘마이트라클립 시술’과 ‘타비 시술’ 연이어 성공

14일 만에 고난도 시술 연속 성공, 복합심장질환 환자에겐 희망의 치료법 될 것
  • 등록 2023-04-06 오전 9:30:51

    수정 2023-04-06 오전 9:30:51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한림대학교성심병원(병원장 유경호)은 심장혈관센터 순환기내과 하트(Heart)팀이 고령·고위험군 환자에게 마이트라클립 시술과 타비 시술을 단기간 연속으로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하트팀(고윤석·김성애·김현숙·홍지연 교수)은 지난 1월, 중증의 승모판역류증과 대동맥판막협착증을 동시에 앓고 있는 이종순(가명·여· 89)씨의 고령·고위험도를 감안해 경피적 경도관 승모판 재건술(Percutaneous Transcatheter Mitral Valve Repair with Clip, 이하 마이트라클립 시술)과 경피적 대동맥판막 치환술(Transcatheter Aortic Valve Implantation, 이하 타비 시술)을 단기간 연이어 시술했다.

당시 이 씨는 걷지도, 눕지도 못하는 호흡곤란 증상으로 응급실을 방문했다. 흉부 엑스레이에서 심비대와 폐부종이 관찰됐고 심장초음파 검사에서는 대동맥판막과 승모판막이 약물 치료로는 해결할 수 없는 심한 손상이 확인됐다. 대동맥판막협착증과 승모판막역류증 두 질환 모두 중증으로 수술 또는 시술 없이는 환자의 호흡곤란을 해결할 수 없어 긴급한 상황이었다.

승모판역류증은 좌심방과 좌심실 사이 승모판막이 고령화 등의 이유로 완전히 닫히지 않아 혈류가 좌심실에서 좌심방으로 역류하는 질환이며 대동맥판막협착증은 대동맥이 좁아지며 혈액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여 심장이 무리하게 수축하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보통 두 질환의 치료는 위험성이 높아 고난도의 술기가 필요하고, 심장이미징·중재시술·마취팀 간의 긴밀한 소통이 필요하기 때문에 동시에 시술하기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 씨는 두 질환을 가진 고령의 환자로서 150cm가 채 되지 않은 신장과 30kg 몸무게의 고위험군으로, 수술 위험도와 수술 후 합병증 발생 확률이 높은 상황이었다. 개흉 수술은 불가능하고 각 시술을 따로 진행하기에도 신체적으로도 무리한 상태, 한림대성심병원 하트팀은 이러한 이 씨의 상태를 고려해 단기간 순차적으로 타비 시술과 마이트라클립 시술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마이트라클립 시술은 허벅지 대퇴정맥에 관을 넣어 심장 내부에 도달시킨 후 잘 닫히지 않는 승모판을 동전보다 작은 크기의 클립으로 고정하는 시술이다. 심장을 일시적으로 멈출 필요가 없고 회복이 빨라 시술 후 1주 이내 퇴원이 가능하여 고령·고위험 승모판역류증 환자에게 시행한다. 고난도 신의료기술로써 시행 가능한 병원은 한림대성심병원을 비롯해 전국에서 손에 꼽을 정도다. 타비 시술은 허벅지의 동맥혈관을 따라 그물망 형태의 인공판막 스텐트를 넣는 기존 판막 대체 시술로써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에게 시행하는 최신 치료법이다.

지난 1월 16일 시술 당일, 하트팀은 1시간 동안 타비 시술을 먼저 시행하고 환자의 상태를 다방면으로 확인한 후 2주 뒤 약 2시간 30분간 마이트라클립 시술을 진행했다. 단기간 두 시술을 진행하면서 환자의 신체적 부담을 줄이고, 수술 시 발생할 수 있는 개흉술의 부작용과 합병증 발생을 현저히 낮출 수 있었다. 이 씨는 현재 건강을 회복하고 호흡곤란 증상 없이 예후 또한 좋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윤석 교수는 “고령·고위험군 환자들의 경우 복합적인 심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개흉이 필요하지 않은 두 시술을 단기간에 시행하여 환자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고 치료할 수 있게 됐다”면서 “두 시술을 단기간에 진행하면 환자의 체력 부담이 적고 회복 기간도 빨라 복합질환을 가진 환자에게 훌륭한 치료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트라클립 시술과 타비 시술을 받은 환자(가운데)와 한림대성심병원 순환기내과 고윤석 교수(왼쪽에서 첫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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