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기준금리 또 인하…리라화 폭락·인플레 우려 고조

터키 중앙銀, 기준금리 16%→15%…1%포인트 인하
대통령 금리인하 압박에 못이겨 세 달 연속 내려
리라화 가치 사상 최저 폭락…올해만 30% 이상↓
"수입價 상승→소비자價 인상…인플레 악순환 우려"
  • 등록 2021-11-19 오전 10:35:09

    수정 2021-11-19 오전 10:35:09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터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또 한 번 인하했다. 이에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며 인플레이션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됐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터키 중앙은행은 이날 기준금리인 1주일 레포금리를 16%에서 15%로 1%포인트 인하했다. 이는 세 달 연속 기준금리를 내린 것으로, 앞서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 9월 기준금리를 19%에서 18%로, 10월에는 18%에서 16%로 각각 인하한바 있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 역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압박 속에서 진행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8월부터 금리인하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는 전날에도 의회 연설에서 “우리 국민이 금리에 짓눌리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고금리를 옹호하는 사람과는 함께할 수 없다. 국민의 금리 부담을 덜어주고, 마지막까지 금리와 싸움겠다”고 밝혔다.

현재 터키 중앙은행을 이끌고 있는 사합 카브시오글루 총재에게 이번 달에도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해고하겠다고 경고장을 날린 것이다. 고금리가 고물가를 유발한다고 주장하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동안 중앙은행 인사에 직접 개입해 왔다.

시장주의자인 나치 아그발 전 터키 중앙은행 총재가 지난해 11월 취임 이후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0.25%에서 19%로 인상하자, 에르도안 대통령은 “경제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올해 3월 그를 전격 해고하고 카브시오글루 현 총재를 후임으로 앉혔다. 터키 중앙은행 총재는 2019년 이후 불과 2년여 만에 4번이나 바뀌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 총재 교체 두 달 만인 지난 5월 오구잔 오즈바스 전 부총재를 해임하고, 앙카라 TED대학 경제학과 교수이자 대통령 경제 자문인 세미 투멘을 후임으로 임명했다. 하지만 투멘 전 부총재 역시 지난달 우구르 나미크 쿠쿠크 전 부총재, 압둘라 야바스 금융통화위원과 함께 해임됐다.

이러한 배경 하에 기준금리가 또 한 번 인하되면서 터키 리라화 가치도 폭락했다. 에르도안 대통령 연설 이후 금리인하가 확실시되는 전망 속에 전날 리라화는 1달러당 10.45달러까지 떨어져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도 금리인하가 현실화한 뒤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장중 달러화 대비 6% 가량 폭락했다가 이후 낙폭을 줄여 3% 가량 하락해 장을 마감했다. FT는 “리라화 가치는 올 들어서만 달러화 대비 30% 이상 하락했다”며 “이는 2018년 외환 위기 때와 같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경제학자들은 저금리가 인플레이션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준금리를 내리면 리라화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수입 상품을 기존보다 더 비싸게 들여와야 한다. 이는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이 악순환된다.

실제 10월 터키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대비 19.9%를 기록했다. 지난 7월 18.95%로 2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8월(19.25%), 9월(19.58%)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터키 경제는 2018년의 외환 위기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채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직격탄을 맞으면서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동반 상승에 시달려 왔다. 이런 상황에서 낮은 차입 비용에 대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집착이 이미 심각해진 인플레이션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글로벌어셋매니지먼트의 이머징마켓 투자 담당 매니저인 폴 맥나마라는 “그들이 왜 이런 일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면서 “통화정책이 리라화가 약세인 유일한 이유”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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