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2월 17일 온라인커뮤니티에는 ‘불이 나도 대피하지 못하는 쿠팡 덕평 물류센터’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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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4시 50분께 갑자기 연기가 심하게 들어왔지만 안내방송이나 직원들의 별다른 안내가 없었다고 A씨는 전했다. 알고 보니 3층 앞쪽에서 담배로 인한 불이 났고, 그 과정에서 연기가 모두 안으로 들어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 현장 관계자들은 근로자에게 “근무 시간에 자리를 이탈하면 안 된다”며 “제자리로 돌아가 일을 하라”고 윽박질렀다고 했다.
결국 근로자들은 연기가 자옥한 센터 내부로 다시 들어가서 업무를 계속해야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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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관리자들이 안전을 가볍게 여기는 모습과 최소한의 안전도 지키지 않은 모습에 황당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A씨가 이 글을 쓴지 3년이 지나 발생한 이번 사고 역시 인재였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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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청원인 A씨는 자신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당일인 17일 근무했고, 언론에서 말하는 ‘최초 신고자보다도 10분 더 빨리 화재 발견한 노동자’라고 소개했다.
청원인 B씨는 “(오전) 5시 10분∼15분경 때쯤부터 화재 경보가 울렸지만 하던 일을 멈출 수 없었다”며 “다른 날과 같이 화재 경보가 오작동이라고 인식했다”며 덕평 센터에서 화재경보기 오작동이 잦았다고 전했다.
이후 진짜 불이 난 것을 확인한 B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화재 사실을 전했다고 했다.
B씨는 “17일 화재 당일부터 소방대장님의 참사 소식을 들을 때까지 저 자신을 원망하고 자책했다”며 “관계자들을 믿고 화재 제보와 조치 요청을 하던 그 시간에 차라리 핸드폰을 찾으러 가서 전원 켜고 신고를 했더라면 초기에 (화재가) 진압되어 부상자 없이 무사히 끝나지 않았을까. 화재 발견 직후 내 행동이 최선을 다했다 말할 수 있나. 별별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A씨는 “평소에도 정전과 화재 경보 오작동 등 문제가 빈번하게 일어났지만 쿠팡의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거나 실행된 적은 없었으며, 오작동이 많다며 꺼둔 스프링클러는 화재 당일에도 대피 방송이 아닌 노동자들 스스로 모두 빠져나올 때까지 작동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씨는 “덕평 쿠팡물류센터는 이미 3년 전 담뱃불로 인한 화재 사고가 있었다”며 “3년 전 화재사고에 대한 책임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관리가 허술했고 변화없는 심각한 안전불감증까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사고가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화재는 지난 17일 오전 5시 20분께 지상 4층, 지하 2층 규모의 물류센터 지하 2층에서 시작됐다. 이 물류센터는 연면적이 12만 7,178.58㎡로, 축구장 15개 넓이와 맞먹는 규모다.
화재 진압을 위해 경기 광주소방서 소속 소방령 김동식 구조대장(52) 등 인력 4명이 투입됐다. 하지만 김 소방령은 철수명령에 남은 대원들을 우선 내보낸 뒤 빠져나오지 못했고 이후 47시간 만에 이뤄진 수색 재개 작업에서 김 소방령의 유해가 발견됐다.